크리미한 맥주가 국내에서도 제조될지 주목된다./사진=게티이미지
크리미한 맥주가 국내에서도 제조될지 주목된다./사진=게티이미지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와 같이 질소를 첨가해 크리미한 거품의 국산 맥주를 만들 길이 열린다.

기획재정부는 '주세법 전부개정법률안'을 15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다. 개정안에는 기체 질소를 주류에 첨가할 수 있는 재료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입법 예고 기간인 이날까지 이의가 없으면 다음달 11일 법률안이 개정되고,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국내 법령에서는 주류 충전제로 산소, 탄산가스만 허용했다. 정부는 소비자의 주류 선택권을 확대하기 맥주 첨가제에 질소 가스를 포함한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질소 맥주가 없어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질소 가스가 함유된 맥주가 활발하게 제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네스'다. 기네스 캔 내부에는 질소 가스로 채워진 플라스틱 볼이 있다. 캔을 따는 순간 이 볼에서 질소가 나와 거품을 크림처럼 조밀하게 만들어 맥주의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준다.

음료에 질소 가스를 넣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커피업계에서는 '니트로 커피', '나이트로 커피'라는 이름으로 질소를 첨가한 커피가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질소 커피를 도입한 곳은 SPC그룹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커피앳웍스다. 2014년 9월 '콜드브루 니트로'를 선보인 커피앳웍스는 질소 충전 방법으로 생맥주의 디스펜서를 차용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나이트로 콜드브루'./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의 '나이트로 콜드브루'./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2017년에는 이디야커피가 '이디야 리얼 니트로'를 전국의 이디야커피 가맹점에서 선보였다. 이디야커피랩은 니트로 커피 제조를 위해 1년여간 자체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연구를 통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컵을 흔들면 다시 거품이 풍성하게 생성되는 니트로 커피를 구현했다. 이디야 리얼 니트로는 출시 20여 일 만에 20만잔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같은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나이트로 콜드브루'를 선보였다. 스타벅스 나이트로 콜드브루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나이트로 커피 전용 기계로 콜드브루에 질소를 주입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스타벅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커피를 자신의 '최애 커피'로 꼽기도 했다.

다만 커피업계와 다르게 맥주업계에서는 단시간 안에 '질소 맥주'를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내 맥주업체는 현재로서 질소 맥주 생산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의 주력 상품은 탄산을 이용한 라거 맥주"라며 "질소 맥주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로 맥주를 제조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수제 맥주업체에서는 질소 맥주가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