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바이든 행정부에 유럽과 강한 유대 보여주길 원해"
"중국, 유럽국가와 '17+1' 정상회의 춘제 전 개최 추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됐던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 간의 '17+1' 정상회의가 다음달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 개최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과 투자협정(CAI·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중국이 여세를 몰아 유럽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유럽 측에 17+1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며, 다음달 12일 춘제 전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17+1 정상회의는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와 CAI 협상으로 연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외교관은 SCMP에 "중국이 CAI 합의로 형성된 유럽-중국 간 긍정적 기류에 올라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 외교관은 "중국이 CAI 합의 협상을 끝낸 후 미국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를 향해 중국-유럽 간 강한 유대를 보여주는 또다른 신호를 보내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특히 작은 나라들이 중국의 영향력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CMP는 이번 회의의 의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지만, 외교관들은 현재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012년 출발한 17+1 정상회의는 2019년 4월 크로아티아에서 8번째 회의를 개최한 뒤 중단됐다.

매년 참여국들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부터 문화 교류까지 상호 협력할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문서에 서명해왔다.

이 회의에 대해 유럽국가들은 중국이 '분할 통치' 전략으로 EU 공동체의 연대를 훼손한다고 비판해왔다.

17+1 정상회의 참여국 중 5개국은 EU 회원국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이 회의에 참석할 자국 대표를 기존 리커창(李克强) 총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회의의 무게감을 한층 높일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에 맞춰 그해 4월 열릴 예정이던 회의에 상대국들도 대통령들이 참석해주길 기대했으나, 일부 국가의 반발과 코로나19로 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당시 친중 성향을 보여온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은 중국의 투자 부진 문제를 거론하면서 17+1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