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 최대…코로나에 의료물품·전자제품 수출 급증
신냉전·무역합의·위안화 강세에도 수출 활발…대미 수출도 증가
'코로나 반사이익' 중국 작년 5천억달러 기록적 무역흑자(종합)
작년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국제 무역도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중국은 거꾸로 '코로나 특수'를 누려 기록적인 무역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수출은 2조5천906억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작년 중국의 수입은 2조556억1천만 달러로 2019년보다 1.1% 감소했다.

중국의 2020년 수출입 총액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리쿠이원(李魁文) 해관총서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물 무역이 순증한 주요국"이라며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인용해 작년 1∼10월 중국 수출입이 세계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8%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작년 5천350억3천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처럼 작년 중국의 수출이 급증해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로 이어진 데에는 세계적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계속된 락다운(이동제한령)이 해외 방역용품과 재택용 전자 기기 수요에 불을 붙이면서 (중국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중국 해관총서가 공개한 주요 품목 수출 실적표를 분석해 본 결과, 2020년 의료기기와 가전제품 수출액은 각각 129억 달러와 535억 달러로 전년보다 40.5%, 23.5% 급증했다.

세계 각국의 주문이 중국에 더 많이 몰린 것은 중국이 세계 주요국 중 산업을 비교적 온전히 회복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확산한 나라다.

하지만 작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크게 꺾였고 3분기 이후부터는 산업 가동 등 전반적 경제 상황이 정상에 가까워졌다.

작년 한 해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까지 격화했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 역시 평균 이상으로 증가했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과 수입은 4천518억1천만 달러, 1천349만1천만 달러로 2019년 대비 각각 7.9%, 9.8% 늘어났다.

미국과 중국이 작년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맺고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 약속했지만 중국의 작년 대미 무역 흑자도 3천169억 달러에 달했다.

한편, 지난달 중국의 수출도 지속적인 호조를 나타냈다.

작년 12월 중국의 수출은 2천819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8.1% 증가했다.

12월 수출 증가율은 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던 전월의 21.1%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5.0%보다는 높았다.

최근 일각에서 위안화 초강세 현상이 이어져 중국의 수출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의 수출 증가 추세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다.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수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12월 수입은 2천37억5천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5% 늘어났다.

12월 수입 증가율은 전월(4.5%)과 시장 전망치(5.0%)를 모두 웃돌았다.

이로써 중국의 12월 무역수지는 781억7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