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콘텐츠진흥원이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세계적 인기에 발맞춰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제주도는 넷플릭스 측과 사전 협의를 거쳐 제주도 '빛나는 제주TV' 유튜브, 제주관광공사 '비짓제주' 등 온라인 채널과 도내 전광판, 버스정류소 정보시스템 등 1200여개소에서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방영이 끝난 후에는 제주목관아, 성산일출봉, 김녕해변 등 촬영지를 중심으로 탐방코스를 만들거나 홍보간판을 설치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출신 애순이와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7일 봄을 담은 1막 (1~4부)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제주 방언으로는 '매우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뜻이다. 현지 발음은 제목과 달리 '폭싹 속아수다'에 가깝다. 2022년 말부터 1년 2개월 촬영한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의 ‘로케이션 유치·지원 사업’ 지원을 받았다. 제주 배경 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영상물 제작비 인센티브와 촬영지 섭외 행정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아일랜드’, 영화 ‘슬픈열대’ 등도 관련 지원을 받았다.제주도가 드라마 촬영을 지원하고 홍보에도 나서는 이유는 직전 흥행 드라마인 ‘웰컴투 삼달리’를 통해 한류 콘텐츠 위력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웰컴투 삼달리가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전파되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제주관광공사는 웰컴투 삼달리의 인기를 토대로 일본 관광객 문화체험 콘텐츠를 소개하는 등 홍보활동을
10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의 세월이 주는 위력을 가늠하게 하는 말이다. 데카(deca), 10년을 뜻하는 말과, 당스(dance), 춤을 뜻하는 말이 만나서, 199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 1952~)의 예술적 자취가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10년의 위력을 담은 <데카당스>는 서울시발레단과 함께 이번 시즌의 문을 힘차게 여는 열쇠가 되었다. 컨템퍼러리발레를 지향하는 공공발레단의 정체성과 방향의 키가 이제 <가나가와 해변의 거대한 파도> 속 거칠고 날카로운 물살을 헤치고 제 항로에 접어들고 있다. <데카당스>는 그런 긍정의 신호를 보여준 공연이기도 했다. 춤으로 부르는 고향의 노래 "쉐바스하마임 우바아레츠!” <데카당스>는 오하드 나하린의 안무작 8편 중에서 하나씩 그 조각들을 모아서 또 하나의 레퍼토리로 만든 작품이다. 공연 전반부부터 강렬하다. 반원형의 형태로 배치한 의자에서 검정 재킷과 흰색 셔츠를 입은 무용수들이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는 장면은 그의 시그니처나 다름없다. 이때 무용수들은 다같이 "쉐바스하마임 우바아레츠(Shebashamaim Uva'aretz)"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쏟아내며 노래를 한다. 히브리어로 ‘하늘과 땅에’라는 뜻이다. 왜 이 말을 무대 위에서 외치는 것일까. 이 지점에서 오하드 나하린의 고향이 이스라엘이란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 노래는 이스라엘인이 유월절에 부르는 노래 ‘에하드 미 요데아(Echad Mi Yodea, אחד מי יודע?)’의 한 부분이다. ‘에하드 미 요데아’는 ‘누가 하나(님)를 아는가?’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오하드 나하린은 어릴 때부터
지난 14일 저녁,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 시작 전부터 뿌연 연기가 객석을 휘감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심장 박동과 같은 진동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암전되지 않은 극장 뒷편에서 한 남자 무용수가 걸어나왔다. 무언가에 홀리듯 두리번대던 그가 무대에 오르자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이 비로소 시작됐다. ▶▶▶[관련 인터뷰] "무대와 객석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해보세요"점점 빨라지는 비트와 큰 소리 때문에 뱃속이 소란스레 울렸다. 과장된 음향 효과로 기도와 식도까지 진동으로 떨리고 있다는 걸 인지한 건 처음이었다. 극장 측은 입장 직전, 음향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귀마개를 나눠줬다. 그럼에도 연출가의 의도를 존중하기 위해 귀마개를 낀 사람은 거의 없었다.13명의 무용수들은 강렬한 조명 아래 춤을 추며 무의식의 세계를 불러 세웠다. 사람이 꿈을 꾼다는 '렘수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기억의 편린을 이어붙인 듯한 구성이었다. 무용수들은 한데 모여 절도있게 흐느적거리다, 어떤 순간에는 폭발하는 에너지에 휩싸여 격렬한 몸짓을 분출했다. 우리의 눈꺼풀이 열리고 닫히듯, 무대의 중간과 뒷편에는 막들이 분주하게 열리고 닫혔다. 작은 막들은 무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관객의 시야를 제한하는 '프레임'으로도 쓰였다. 무대를 닫은 커다란 막의 가운데 하단. 엎드려 누운 한 남자가 이내 무대 안쪽으로 쑥 빨려들어가는 모습은 어느 영화속 한 장면이 연상됐다. 이 검정색 막은 강렬한 조명과 대치를 이뤄 '암전'을 의미하는 요소로 해석됐다.공연이 절반쯤 지날때 무대에는 빨강 수트를 입은 3인조 밴드가 등장해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