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정보 무단수집…'여기어때' 前대표 2심서 무죄
경쟁회사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목록 등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여기어때' 측이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최병률 유석동 이관형 부장판사)는 13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현직 임원들과 회사 법인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심 전 대표 등은 종합 숙박·액티비티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면서 2016년 경쟁사 '야놀자'의 전산 서버에 1천500만여회 이상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 목록, 입·퇴실 시간, 할인금액 등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2019년 3월 불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야놀자'의 모바일 앱용 서버에 접속해 특정 거리 내에 있는 모든 숙박업소 정보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서버에 부담을 줘 '야놀자' 사용자들이 정상적으로 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기어때 측이 수집한 정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모바일에 나타나지 않을 뿐 피해자 회사가 이를 비공개하거나 숨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가져온 데이터베이스 중 숙박업소 업체명·주소·지역 등 자료는 이미 시장에 상당히 알려진 정보 같다"며 "이를 모으는 데 굳이 피해자 회사를 통하지 않더라도 큰 비용이나 노력이 들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 회사는 선두주자로서 인터넷 숙박영업을 활성화하는 데 투자·노력·시간을 들인 것으로 충분히 짐작되고, 후발 주자인 피고인들로서는 그 노력을 상당히 줄이고 편승해 사업을 단시간만에 정상화하려 했다고 짐작된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