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소방위 의원 대상 3월까지 이행 못하면 상임위 사보임 압박
"손해보고 팔라는 말이냐" 일률 잣대 적용에 볼멘소리 터져 나와

더불어민주당이 다주택 보유 지방의원들에 대해 올해 3월까지 주택 처분을 권고한 가운데 충북도의회 대상 의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채 남기고 모두 팔아라"…일부 충북도의원 좌불안석
13일 이 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중앙당은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고자 작년 11월 당내 다주택 전수조사를 토대로 선출직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 등을 권고했다.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특정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대상을 제한했다.

충북도의회의 경우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이 대상이다.

이 당은 건설환경소방위 소속 다주택 보유 의원에게 3월까지 주택을 처분하거나 어려울 경우 위원회를 변경하도록 개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환경소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김기창(음성2) 위원장을 비롯해 서동학(충주2)·연철흠·청주9)·전원표(제천2)·황규철(옥천2) 의원이다.

이중 다주택자(배우자 소유 포함)는 김기창·서동학·연철흠 3명이다.

서 의원이 8채로 가장 많고, 김 의원과 연 의원은 3채씩 보유했다.

이들은 중앙당 권고 한 달여 넘게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고, 사보임 의사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건축 관련 업무는 행정문화위원회 소관"이라며 권고 대상이 잘못됐다는 뜻을 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처분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서 의원은 "전원주택 등을 지어 분양하는 게 생업"이라며 "당명이 아니어도 때가 되면 분양할 예정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당장 처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민주당 "한 채 남기고 모두 팔아라"…일부 충북도의원 좌불안석
김 의원은 "실거주 아파트를 제외한 시골 단독주택은 다음 달 처분 예정이지만, 서울에 있는 오피스텔은 세입자가 있어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전세를 끼고 부동산에 내놨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난감해했다.

연 의원은 "선거 때 사용할 목적으로 대출까지 끼고 매입한 오피스텔 2채를 처분하려고 하는데, 손해보면서 팔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투기 목적으로 산 사람들은 정리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까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당 권고는 구속력이 없다.

이행을 거부할 경우 주어질 페널티에 대해서도 공지된 바가 없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공천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해당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중앙당 방침은 주택 처분을 권고한 수준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불이행에 대한 페널티는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 충북지역 국회의원 5명은 모두 1주택자가 됐다.

지난해 다주택 처분 대상에 포함됐던 도종환(청주 흥덕) 의원은 청주 아파트를 남기고, 보은에 있던 단독주택을 처분했다.

임호선(증평·진천·음성) 의원도 서울 아파트를 그대로 두고, 지역구인 진천에 있는 단독주택을 가족에게 증여했다.

변재일(청주 청원)·정정순(청주 상당) 의원은 서울에 아파트를, 이장섭(청주 서원) 의원은 청주에 아파트 1채씩을 보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