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신년인사를 위해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신년인사를 위해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복당을 하지 못하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거리를 둔 상황에서 장외 지원사격을 통해 보궐선거 이후 입당을 타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4월 재보궐 이후 당을 떠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철수 보며 김영삼 떠올린 홍준표

홍준표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 동화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난 12일에는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만났다.

안철수 대표와의 만남 자리는 우연히 성사됐지만 야권 대선 주자와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 간의 만남인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지난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가운데)에게 인사차 들렀다 방문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지난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가운데)에게 인사차 들렀다 방문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은 안철수 대표와 만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안철수 대표에게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는 "평생을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삶을 살고자 했는데 금년부터는 난득호도(難得糊塗)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를 하니 연초부터 참 난감하다"며 "안철수 대표를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빈 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몰려든다는 것은 YS를 봐도 정치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했다.

홍준표, 나경원 만나며 '빅3' 출마 독려

홍준표 의원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선 '야권 빅3(안철수·오세훈·나경원)'0 출마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권교체를 위해 서울시장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경선 흥행을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식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서울시민에게 서울시장감으로 비치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 안철수 대표가 지금 뜨고 있는 건 서울시민들이 시장 감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서울시민에게 인정받으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빅3가 다 출마해야 야당 바람이 분다"면서 "보궐선거는 조직 투표라 민주당의 조직 투표를 돌파하려면 빅3가 다 출마해 야당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오른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원내대표(오른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홍준표 의원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야권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전제로 이후 복당을 타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보궐 선거판 흥행을 이끄는 데 주도적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이 다양한 루트로 유력 주자들에게 접촉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4월 이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김종인 위원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서울시장 승리까지 이어진다면 홍준표 의원이 그 바람을 타고 복당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