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5.5㎝·서초구 3.2㎝ 적설…오후 5시께 그쳐
서울시·경찰, 긴급 제설작업…도로 곳곳 통제도
서울에 또 폭설…'퇴근 악몽' 겪은 시민들 지하철로
사건팀 = 12일 오후 서울 일부 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퇴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오후 3시 30분께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1시간도 안 돼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상태다.

출동한 경찰 수십명은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는 도에 쌓인 눈을 삽으로 치우고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펑펑 내리는 눈에 우산을 챙겨 나오지 못한 시민들은 전철역 입구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안국역에서 창경궁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서는 긴급 투입된 서울시 제설차가 눈을 치웠다.

한 시민은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줄은 몰랐다.

지하철을 탔다가 내려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도로 지하철을 타야 할 것 같다"면서 승장장으로 총총걸음을 옮겼다.

폭설과 한파가 겹쳐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퇴근 대란'이 발생한 지난 6일과 달리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 기온은 영하 1도 수준으로, 도로에 내린 눈은 대부분 녹아내렸다.

오후 5시 현재 서울에 내리던 눈은 대부분 그친 상태다.

폭설에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북악산로 창의문삼거리∼북악팔각정 양방향, 오후 4시 10분부터 성북구 정릉로10길 북악골프연습장∼정릉3치안센터 양방향, 오후 4시 15분부터 성북구 개운산산책로 양방향이 통제됐다.
서울에 또 폭설…'퇴근 악몽' 겪은 시민들 지하철로
성북구 성북동 북악스카이웨이 근처에서는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통경찰들이 우회해달라고 안내했다.

곧이어 도착한 제설차는 언덕길이 많은 이 지역의 눈을 치우느라 분주했다.

오후 4시께 서초구 교대역 사거리는 눈에 덮여 하얗게 변해 있었다.

직진하려는 차들과 좌회전하는 차들이 엉키며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렸다.

차도에는 대부분 미리 염화칼슘이 살포돼 눈이 내리는 즉시 녹았고 차들은 반쯤 녹은 눈 위를 큰 문제 없이 천천히 이동했다.

반면 제설제가 충분히 뿌려지지 않은 인도는 눈이 조금 쌓이자마자 다시 빙판길로 변했다.

법원에 민원을 넣은 뒤 종로구로 귀가한다는 주부 김모(58)씨는 "아침 일기예보 때는 눈이 조금만 온다고 본 것 같아 우산도 안 챙겼는데, 눈이 펑펑 오니 또 예보가 틀렸구나 싶다"며 "차를 안 가지고 와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서울대에는 오후 4시께 빠른 속도로 눈이 쌓이면서 버스가 언덕을 오르지 못해 일부 구간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도서관 이용 등을 위해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폭설에 당황하며 급하게 일정을 조율하거나 걸어서 학교 밖을 뒤뚱뒤뚱 빠져나갔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구로·신도림 일대는 오후 4시 30분께부터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영등포역과 당산역 인근에도 일찌감치 차들이 몰려 도로가 꽉 찼다.

도로가 눈으로 덮이면서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도 지연됐다.

영등포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최모(31)씨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는데, 20분 가까이 버스도 타지 못했다"며 "도로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경비원들이 눈을 쓸고 염화칼슘 포대를 꺼내 뿌렸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온라인에서도 퇴근길 도로 정체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특히 최근 폭설 상황에서 서울시의 안이한 대처로 제설 작업이 지연됐던 점을 지적하는 글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번에는 공무원들이 퇴근하기 전에 폭설이 시작됐으니, 제대로 제설 작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차로뿐 아니라 이면도로도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40분 서울 동남권과 서남권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앞서 기상청은 수도권에 1∼3㎝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지역은 좀 더 쌓이는 곳이 있을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날 들어 오후 4시까지 서울의 적설량을 구별로 살펴보면 동작구 5.5㎝, 서초구와 서대문구 3.2㎝, 노원구 2.2㎝, 강서구 2.1㎝ 등이다.
서울에 또 폭설…'퇴근 악몽' 겪은 시민들 지하철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