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명 모인 당대회장에선 전원 미착용…소규모 부문별협의회선 일제히 마스크
"김정은 없으니 마스크 쓰네?"…북한 당대회 '오락가락' 방역
북한이 수천 명이 모인 당대회 본 회의에서 일제히 마스크를 쓰지 않다가, 오히려 소규모 회의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기준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당대회 7일차(11일) 부문별 협의회 사진을 보면 회의실을 메운 참가자들은 일제히 푸른색 일회용 덴탈(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했다.

여전히 '거리두기' 없이 바짝 붙어 앉기는 했지만, 참석자 대부분 코 위까지 반듯하게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본 회의장보다 작은 별도 회의실에서 열린 군사와 군수공업, 농업, 공업, 경공업 등 부문별 협의회에서는 발언자나 사회자를 제외하고는 단상에 앉은 간부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마스크를 낀 채 옆 사람과 문서를 나눠보거나 활발히 대화하는 참석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없으니 마스크 쓰네?"…북한 당대회 '오락가락' 방역
이는 앞서 5∼10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재한 사업총화 보고와 당 규약 개정 회의에서 주석단과 대회장 내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대표자와 방청자 등 7천 명이 한데 모인 가운데 치러졌지만 김 총비서를 비롯해 당 지도부 간부와 대표자 전원이 '노 마스크'로 참석했다.
"김정은 없으니 마스크 쓰네?"…북한 당대회 '오락가락' 방역
다만 당시 대회장 바깥에서는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며 방역 수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왔다.

조선중앙TV의 전날 보도를 보면 당 대표자들은 버스에서 내린 뒤 당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실내로 들어선 뒤에는 벗은 채로 돌아다녔다.

북한이 밀폐된 실내에 수천 명을 밀집시키고도 마스크 없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참석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참석하는 '1호 행사'인 만큼 사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으며, 당 대표자들은 선출된 뒤 약 2주일간 각 지역에 격리됐다가 평양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회가 대내외에 널리 보이는 공식행사인데다가 김 총비서가 주로 발언하고 참석자들은 대표증을 들어 의결하는 회의 성격을 고려해 노 마스크를 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반면 협의회의 경우 발표와 토의가 이뤄지고 김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는 사이드 행사의 성격이 강하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주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해부터 총 1만3천25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으며, 이 가운데 양성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