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로 숨진 사람이 35만명을 넘어선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국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치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보건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 바이러스 발병자와 사망자 수는 고의로 매우 부정확하고, 적게 보고하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터무니 없는 측정 방법 때문에 매우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인 17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수치를 부인하며 미 대통령이 자국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을 표명한 것이다.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이날 기준 미국 코로나19 감염자는 2045만여 명이다. 사망자는 35만여 명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총 사망자는 지난해 11월 18일 25만명을 넘어선 바 있고, 5만명이 추가된 것은 26일 만이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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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파우치 소장은 "죽음은 진짜 죽음"이라고 반박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람들이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의료 종사자들이 뭘 다루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그는 "그들은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병상은 죽 늘어서 있다"면서 "병상이 바닥나고, 의료 요원들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진짜다. 가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CNN 방송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수치가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보건 관점에서 볼 때 이 수치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 대통령이 대유행에 대한 거짓을 퍼뜨릴 때 외과의로서 어떤가'란 질문에 애덤스 단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가장 도전적인 것 중 하나는 정치의 한가운데에서 미국인에게 건강 정보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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