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재지정으로 의료 전달 체계 회복될 것"
"코로나19 백신 출시됐으나, 집단면역까지 상당 기간 필요" 전망
정융기 울산대병원장 "중증 환자 위한 의료진·장비 더 확충"
정융기 울산대학교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으로 중증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지역 의료전달체계도 회복될 것이다"고 4일 밝혔다.

정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4기에 울산대병원이 지정된 것과 관련한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전문 의료진 영입과 첨단장비 도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제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신종 감염증 확산 속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된 의미는.
▲ 울산대병원 중증 환자 치료 역량이 수도권 대형병원과 견주어 손색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지정으로 울산 지역 의료전달체계가 복원되면서 경증 또는 일반환자는 지역 병·의원에서 진료를 담당하고 울산대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해 지역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의료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환자가 울산대병원 이용 시 달라지는 점은.
▲ 환자는 1·2차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요양(의료)급여의뢰서를 지참해 울산대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의뢰서를 지참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진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상급종합병원이 되면서 환자 유형과 질환에 따라 진료비 중 본인 부담금도 상향 조정된다.

일반환자는 대학병원 이용이 불편할 수 있겠으나, 중증 환자는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가는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 3기 때 탈락했다가 4기에 재지정됐는데.
▲ 지난 3기 상급종합병원 탈락은 지역사회는 물론 울산대병원 내부적으로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평가항목에 불합리한 요인이 있었지만, 우리 병원이 방심했던 점도 없지 않아 4주기 평가는 3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우수한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미흡한 시설을 보완했다.

덕분에 지난 3년간 암, 심뇌질환 등 중증질환에 대한 정부의 각종 의료 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조사하는 환자 경험 평가에선 전국 4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영남권 1위, 전국 6위라는 성적으로 결국 재지정됐다.

-- 상급종합병원 선정 기준과 방법이 울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 의료생활권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 편의로 진료권역을 설정하다 보니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울산에만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지역 사회 목소리가 존재해 왔다.

정부는 4주기 평가를 앞두고 울산이 포함된 경남권역을 동·서 2개 권역으로 나눴는데, 동부권역에선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춘 6개 대학병원이 있다.

평가 때마다 이들 병원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으로 언제든 탈락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5기 상급종합병원 선정 때는 현실에 맞는 진료권역 설정, 권역 세분화를 통해 지역 거점병원 육성과 지방환자 수도권 쏠림 현상 해소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 상급종합병원으로서 향후 계획은.
▲ 우수한 전문 의료진을 더 영입할 것이다.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첨단장비 도입과 시설 확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중증 환자가 울산 안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의료발전에 기여하겠다.

또 지역에 필요한 공공의료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정융기 울산대병원장 "중증 환자 위한 의료진·장비 더 확충"
--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상급종합병원이 있을 때 이점은.
▲ 중증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인프라를 갖춘 곳이 상급종합병원이다.

정부도 이러한 취지에서 향후 5주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신종감염병 대응 관련 항목을 추가했다.

울산대병원은 감염병 중환자실 18병상을 확보했고 올해 3월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과 음압 컴퓨터 단층 촬영(CT)실을 확충할 예정이다.

지역 내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경증은 물론 중증 환자까지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거점병원이 될 것이다.

-- 울산시 코로나19 대책본부 단장을 맡고 있는데, 집단감염 지속 발생 상황에 대한 진단은.
▲ 울산은 이달 초 양지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입원 치료 병상은 부족하고 의료진 피로도는 극에 달하는 상황을 맞았다.

지난해 말부터 입원 대기가 해소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은 이어지는 흐름이다.

호흡기 감염질환에서 가장 위험한 1월이라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백신 몇 개가 출시되면서 많은 분이 이 상황이 종식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에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길 부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