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 없이 선물거래" 사설 선물사이트 운영 일당 징역형 집유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지민 부장판사는 3일 사설 선물거래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300시간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또 A씨와 함께 사설 선물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B(27)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 사회봉사를 명했다.

A씨 등은 다른 일당과 짜고 2019년 4월부터 한 달가량 사설 선물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억7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거래소에 고액의 증거금을 내지 못하면 선물거래를 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해 사회관계망 오픈채팅방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다.

이어 입금한 회원들에게 매매용 사이버머니를 주고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가상 선물거래를 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특히 B씨는 베트남 등지로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같은 수법으로 선물사이트를 운영해 25억여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범죄 수익을 일명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아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선물은 투자한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짙은 위험한 투자상품이어서 규제가 많은데도 피고인들이 사설 선물사이트를 운영해 사행성을 조장하고 막대한 부당이득을 얻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A 피고인은 범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범행을 그만두고 수사에 협조했고, B 피고인은 범행을 시인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