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일상 마비"…업종별 제한 조치 차별에 일부 업주들 분통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피로감…"차라리 3단계 올리자"
정부가 2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재연장키로 하자 시민들은 피로감을 나타내며 '차라리 3단계로 올리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 달 반 넘게 지속하는 가운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유입된 상황에서 2.5단계 조치를 2주 더 연장해봤자 큰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우려도 컸다.

업종별 제한 조치 차별에 일부 자영업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장모(38)씨는 "경제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똑같은 대책을 반복하기보다는 짧고 굵게 3단계로 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이미 일상이 마비된 상황이라 3단계로 격상해도 더 불편하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50)씨는 "작년 연말 홀 운영이 금지된 후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직원 5명을 내보내고 빈 홀을 지키고 있지만 매달 적자가 너무 심해 폐업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수가 3단계 기준을 넘은 지 한참 됐는데도 단계를 격상하지 않아 영업 제한 기간이 마냥 길어지는 것 같다"며 "차라리 강력한 조치로 단기간에 확진자 수를 잡고 다시 일상을 되찾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3일 종료 예정이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의 2단계 조치를 17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수도권에만 적용해 온 5명 이상의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다만 학원과 스키장 등 겨울 스포츠 시설에 대한 운영 제한 조치는 일부 완화했다.

스키 동호회 회원인 이모(38)씨는 "이번 겨울에는 아예 스키를 못 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키장 운영을 허용한다니 오히려 황당하다"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들어온 마당에 더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프리랜서 필라테스 강사 최모(35)씨는 "회원들에게 새해에는 웃는 얼굴로 만나자고 문자를 보낸 지 하루 만에 연장 소식이 들리니 허탈하다"며 "(정부의 조치가) 일부 업종에만 너무 가혹한 것 같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동시간대 교습 인원이 9인 이하면 학원·교습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해 학부모 이모(47)씨는 "아이가 사실상 집에만 갇혀 있으면서 매우 답답해졌는데 다시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숨통도 트이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피로감…"차라리 3단계 올리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