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새해부터 '이명박·박근혜' 사면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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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식논평 자제
안철수는 '경계', 유승민은 '환영'
민주당 내부도 엇갈린 반응
"털고 가자" vs "입장 철회"
靑 "건의 이뤄지면 논의할 문제"
안철수는 '경계', 유승민은 '환영'
민주당 내부도 엇갈린 반응
"털고 가자" vs "입장 철회"
靑 "건의 이뤄지면 논의할 문제"

이낙연 대표는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소통과 통합을 위한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 후에도 같은 발언을 이어갔다. 기자들과 만나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두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라며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며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돼 수감된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부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으로 형이 확정돼야 사면이 가능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전국민적인 공감대가 중요하다.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사면위원회를 제대로 가동해서 거기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며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강조했다.
같은당 유승민 전 의원은 "사면 제안에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이제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권 말기 국력을 모으기 위해, 다음 정권을 위해서라도 털어야 하는 건 털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과 처벌이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다"며 "자칫 국론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두 전직 대통령의 재직시절 범죄로 고통받았던 수많은 국민이 있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입장철회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다. 연합뉴스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실제로 건의가 이뤄져야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사면 건의에 청와대가 부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논의가 이미 이뤄졌고 물밑 교감이 있었는지에 따라 향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진우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