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 건강하길…" 신축년 첫 일출에 전국서 소원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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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해변 폐쇄에 썰렁한 해맞이…해안도로는 주차장 방불
일출 명소 곳곳 거리두기 실종…'랜선 일출' 감상 이색 풍경도 "새해에는 부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주세요.
"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전국 곳곳의 일출 명소에서는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기도가 가득 넘쳤다.
매해 첫날 비는 소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지금은 이 바람이 더욱 간절했다.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는 1일 새벽 적막감만 흘렀다.
매년 해맞이 관광객 2만여 명이 몰리지만, 올해는 행사가 취소되고 출입이 통제되면서 방문객을 볼 수 없었다.
간절곶 진입로부터 라바 콘과 안내판으로 막혔고,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 모범택시 운전자 등이 나와 도로를 통제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 역시 적막감만 감돌았다.
1년 전 이맘때에는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호미곶으로 이르는 도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그러나 올해는 오가는 차가 드물었고, 해맞이하러 나온 관광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가 뜨기 전 각종 행사로 시끄러웠던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경비를 위해 오가는 경찰관과 공무원만 있을 뿐이었다.
일부 관광객은 승용차를 몰고 나오거나 전세버스를 타고 왔지만, 포항시와 경찰의 통제로 주차장에도 가지 못한 채 차를 돌렸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문무대왕릉 앞 바닷가에는 통제선이 일부 설치돼 있었으나 주변에서는 관광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떠오르는 해를 감상했다.
문무대왕릉 앞 공영주차장이 폐쇄된 까닭에 주변 도로와 길가는 해맞이객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혼잡을 빚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한 50대 주부는 "새해에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코로나19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하 7도의 추운 날씨 속 강원 동해안을 찾은 해맞이객들은 시동을 켠 차량에서 몸을 녹이다가 일출이 다가오자 해변으로 몰려갔다.
동해안 각 시군이 해변 출입을 막아 해맞이객들은 통제선 밖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시군 관계자들은 해맞이객들에 거리두기 유지를 안내했지만, 곳곳에서 가족·지인 등이 삼삼오오 밀집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예년 같으면 해맞이객으로 붐볐을 백사장은 텅 비어 코로나19 여파를 실감케 했다.
제주도 동쪽 끝 해맞이 명소 성산일출봉은 주차는커녕 발 디딜 틈도 없던 평년과 달리 썰렁한 분위기가 흘렀다.
탐방 금지를 알리는 전광판을 제외하고 탐방로를 비롯한 모든 불빛이 꺼지면서 해가 뜨기 전까지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렸다.
성산일출봉은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3일까지 연말연시 방역 대책에 따라 폐쇄되면서, 매년 1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던 성산일출제도 취소됐다.
다만 폐쇄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일부 관광객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다.
관광객 A(46·부산시)씨는 "성산일출봉에 오르지 않아도 인근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나 해 왔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며 "새해 첫해는 봐야 되지 않나 싶어 해안가 쪽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산일출봉 인근 또 다른 해돋이 명소인 광치기해변은 예년보다는 아니지만, 해돋이를 보러온 도민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광치기해변 역시 오는 3일까지 폐쇄됐지만, 별다른 출입 통제선이 없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다.
경찰이 단속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해변이 통제되면서 해변 위로 인파가 몰려 거리두기는 실종됐고, 너나없이 서로 붙어 해돋이를 기다렸다.
일부 관광객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는지, 차에서 내리지 않기도 했다.
해맞이 행사가 취소된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주요 일출 명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해 첫날을 맞았지만, 일부 통제선 밖 인도는 인파로 붐볐다.
매년 수십만 명의 일출 인파가 모여드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은 출입통제로 적막감이 흘렀다.
하지만 일부 통제선 밖 인도는 바다에서 떠오르는 신축년 첫해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바다가 보이는 좁은 인도에 시민들이 몰려 거리두기가 유지되지 않았다.
해운대구 관계자와 경찰은 거리두기를 호소하며 통제선 밖 질서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대전·충남지역도 해맞이 행사가 모두 취소된 가운데 차분하게 새해 첫날을 맞았다.
대전 식장산과 대청호에서 해마다 열어오던 해맞이 행사가 취소됐다.
특히 식장산 입구에는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오전 6시가 되기 전부터 경찰이 배치돼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다만 걸어서 도착한 가족 단위 해맞이객들이 산에 오르는 것은 허용됐는데, 그마저도 100여 명에 불과했다.
새해 첫 일출을 식장산에서 감상한 임한모 씨는 "지난해 내내 마스크를 쓰고 지냈는데, 마스크를 벗는 날이 최대한 빨리 오기 바란다"며 "가족들 모두 건강한 게 올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전국 일출 명소 인근은 해맞이객 차량이 점거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강릉 경포해변 도로는 캠핑카 속 차박으로 밤을 새운 관광객들이 많았고 속초 청호동 해안도로는 약 1㎞ 구간에 차량 200여 대가 넘게 몰렸다.
동해안 7번 국도 양양 정암리∼물치해변 2㎞ 구간 갓길도 해맞이객 차량으로 가득 찼다.
전국 일출 명소 곳곳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통제되자 시민들은 이날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해맞이 생중계를 감상하기도 했다.
최영훈(62·강원 춘천시)씨는 "매년 산이나 바다에서 가족과 함께 해돋이를 봤는데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집에서 경포해변 일출을 감상했다"며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근주 정윤덕 손대성 김현태 최수호 손형주 백나용 양지웅)
/연합뉴스
일출 명소 곳곳 거리두기 실종…'랜선 일출' 감상 이색 풍경도 "새해에는 부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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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전국 곳곳의 일출 명소에서는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기도가 가득 넘쳤다.
매해 첫날 비는 소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지금은 이 바람이 더욱 간절했다.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는 1일 새벽 적막감만 흘렀다.
매년 해맞이 관광객 2만여 명이 몰리지만, 올해는 행사가 취소되고 출입이 통제되면서 방문객을 볼 수 없었다.
간절곶 진입로부터 라바 콘과 안내판으로 막혔고,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 모범택시 운전자 등이 나와 도로를 통제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 역시 적막감만 감돌았다.
1년 전 이맘때에는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호미곶으로 이르는 도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그러나 올해는 오가는 차가 드물었고, 해맞이하러 나온 관광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가 뜨기 전 각종 행사로 시끄러웠던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경비를 위해 오가는 경찰관과 공무원만 있을 뿐이었다.
일부 관광객은 승용차를 몰고 나오거나 전세버스를 타고 왔지만, 포항시와 경찰의 통제로 주차장에도 가지 못한 채 차를 돌렸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문무대왕릉 앞 바닷가에는 통제선이 일부 설치돼 있었으나 주변에서는 관광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떠오르는 해를 감상했다.
문무대왕릉 앞 공영주차장이 폐쇄된 까닭에 주변 도로와 길가는 해맞이객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혼잡을 빚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한 50대 주부는 "새해에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코로나19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하 7도의 추운 날씨 속 강원 동해안을 찾은 해맞이객들은 시동을 켠 차량에서 몸을 녹이다가 일출이 다가오자 해변으로 몰려갔다.
동해안 각 시군이 해변 출입을 막아 해맞이객들은 통제선 밖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시군 관계자들은 해맞이객들에 거리두기 유지를 안내했지만, 곳곳에서 가족·지인 등이 삼삼오오 밀집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예년 같으면 해맞이객으로 붐볐을 백사장은 텅 비어 코로나19 여파를 실감케 했다.
제주도 동쪽 끝 해맞이 명소 성산일출봉은 주차는커녕 발 디딜 틈도 없던 평년과 달리 썰렁한 분위기가 흘렀다.
탐방 금지를 알리는 전광판을 제외하고 탐방로를 비롯한 모든 불빛이 꺼지면서 해가 뜨기 전까지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렸다.
성산일출봉은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3일까지 연말연시 방역 대책에 따라 폐쇄되면서, 매년 1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던 성산일출제도 취소됐다.
다만 폐쇄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일부 관광객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다.
관광객 A(46·부산시)씨는 "성산일출봉에 오르지 않아도 인근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나 해 왔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며 "새해 첫해는 봐야 되지 않나 싶어 해안가 쪽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산일출봉 인근 또 다른 해돋이 명소인 광치기해변은 예년보다는 아니지만, 해돋이를 보러온 도민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광치기해변 역시 오는 3일까지 폐쇄됐지만, 별다른 출입 통제선이 없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다.
경찰이 단속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해변이 통제되면서 해변 위로 인파가 몰려 거리두기는 실종됐고, 너나없이 서로 붙어 해돋이를 기다렸다.
일부 관광객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는지, 차에서 내리지 않기도 했다.
해맞이 행사가 취소된 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주요 일출 명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해 첫날을 맞았지만, 일부 통제선 밖 인도는 인파로 붐볐다.
매년 수십만 명의 일출 인파가 모여드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은 출입통제로 적막감이 흘렀다.
하지만 일부 통제선 밖 인도는 바다에서 떠오르는 신축년 첫해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바다가 보이는 좁은 인도에 시민들이 몰려 거리두기가 유지되지 않았다.
해운대구 관계자와 경찰은 거리두기를 호소하며 통제선 밖 질서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대전·충남지역도 해맞이 행사가 모두 취소된 가운데 차분하게 새해 첫날을 맞았다.
대전 식장산과 대청호에서 해마다 열어오던 해맞이 행사가 취소됐다.
특히 식장산 입구에는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오전 6시가 되기 전부터 경찰이 배치돼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다만 걸어서 도착한 가족 단위 해맞이객들이 산에 오르는 것은 허용됐는데, 그마저도 100여 명에 불과했다.
새해 첫 일출을 식장산에서 감상한 임한모 씨는 "지난해 내내 마스크를 쓰고 지냈는데, 마스크를 벗는 날이 최대한 빨리 오기 바란다"며 "가족들 모두 건강한 게 올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전국 일출 명소 인근은 해맞이객 차량이 점거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강릉 경포해변 도로는 캠핑카 속 차박으로 밤을 새운 관광객들이 많았고 속초 청호동 해안도로는 약 1㎞ 구간에 차량 200여 대가 넘게 몰렸다.
동해안 7번 국도 양양 정암리∼물치해변 2㎞ 구간 갓길도 해맞이객 차량으로 가득 찼다.
전국 일출 명소 곳곳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통제되자 시민들은 이날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해맞이 생중계를 감상하기도 했다.
최영훈(62·강원 춘천시)씨는 "매년 산이나 바다에서 가족과 함께 해돋이를 봤는데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집에서 경포해변 일출을 감상했다"며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근주 정윤덕 손대성 김현태 최수호 손형주 백나용 양지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