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시상식 잔칫집은 드라마 SBS·예능 MBC
풍흉 극명했던 드라마, 장수 모범생 확인한 예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 치러진 지상파 연말 시상식은 방송사별로 작황의 차이가 컸던 만큼 분위기 차이도 컸다.

드라마 시상식은 SBS가 가장 풍성하고 화려했다.

SBS는 2020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부터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앨리스', '펜트하우스' 등 여러 작품을 히트시킨 덕분에 수상 후보들부터 쟁쟁했고 '쪼개기' 시상도 눈에 띄었다.

대상은 프로야구 구단을 배경으로 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스토브리그'의 남궁민이 1일 가져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에게 큰 선물이 됐다.

당초 '펜트하우스'의 악역 김소연도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새 시즌 방송이 남은 것을 고려한 시상으로 보인다.

KBS는 지난해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제외하면 크게 히트한 작품이 없어 이 드라마가 주요 상을 휩쓸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고 실제로 15관왕을 기록했다.

대상 역시 '국민 아버지'가 된 천호진이 차지했다.

'황금빛 내 인생' 이후 3년 만으로, 생애 두 번째다.

다만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차화연이 무관에 그친 것은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MBC는 KBS보다도 흉작이었다.

MBC는 2020년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한 미니시리즈가 없을 정도로 기근이었다.

3사 중 가장 쪼개기 시상이 많은 편인 MBC이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 시상식도 상대적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대상은 나름의 신선함을 인정받은 '꼰대인턴'의 한류스타 박해진에게 갔다.

풍흉 극명했던 드라마, 장수 모범생 확인한 예능
연예대상은 3사 모두 '장수 모범생'을 선택했다.

한동안 스타의 가족 등 비연예인에게 트로피를 주던 트렌드가 끊기고, 연예인들이 호명됐다.

SBS는 '미운 우리 새끼'와 '런닝맨'을 통해 10년간 SBS에 출퇴근 도장을 찍은 가수 겸 방송인 김종국에게 대상을 안겼다.

그는 태생이 예능인은 아니지만, 짧지 않은 세월 예능에서 활약하면서 이제는 방송인으로 친숙한 것도 사실이다.

그 역시 수상 소감에서 "예능이 삶의 전부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SBS가 지난해 장수 예능들에 주로 의존하고 신규 기획 중 큰 히트작을 못 냈다는 것을 드러낸 시상이기도 했다.

KBS도 개근상 격으로 김숙을 선택했다.

김숙은 '옥탑방의 문제아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재난탈출 생존왕', '북유럽', 그리고 KBS조이 '연애의 참견', '나는 차였어'에 출연하고 있다.

오랜 기간 다작하고 실적도 준수한 김숙에게 생애 첫 대상을 준 KBS의 선택은 좋은 평을 받았다.

또 KBS 예능은 복귀한 '1박2일'의 선전 등으로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MBC는 연기대상과는 달리 연예대상은 3사 중 가장 풍요로웠다.

역시 '놀면 뭐하니?'의 공이 컸다.

유재석과 김태호 PD 콤비가 다시 손잡은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혼성그룹 싹쓰리와 걸그룹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MBC에 광고만 200억 원을 벌어다 줬다.

이변 없이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고, 그는 MBC에서만 7번째 대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놀면 뭐하니?'는 8관왕을 기록했다.

이밖에는 '나 혼자 산다' 등 스테디셀러들이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