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우세종 되지 않게 방역 관리 필요…유행하면 통제 어려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어디까지 확산하나…추가유입에 방역 비상
영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된 사례가 30일 추가로 확인되면서 방역 대응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코로나19 상황 관리에 '부정적 요소'로 꼽으면서, 이에 대한 대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8일이다.

당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달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3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족의 경우 공항 검역에서 확인돼 즉시 격리된 만큼, 변이 바이러스를 지역사회로 전파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당국은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지역사회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상황에서 이날 변이 바이러스 추가 유입이 파악됐다.

변수는 추가 유입을 확인시켜준 2명의 이동경로와 대인 접촉 범위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새로 확인된 2명 가운데 20대 영국발 입국자는 공항 검역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생활치료센터에 격리 중이었기 때문에 'n차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0대 남성의 경우 가족을 통해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남성은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해 26일 사망하기 전까지 경기 일산 고양시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해 왔다.

26일 이 남성이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일가족 3명도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일가족 중 2명은 지난 13일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었지만, 다른 1명은 지난달 8일 입국한 만큼 격리가 해제된 상태였다.

격리에서 해제된 가족 1명은 확진 전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 4일 전인 23일에는 일산동구 소재 병원과 미용실을 방문했고 24일에는 자택 인근 마트에서 30분가량 장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현재 사후 확진된 80대 남성의 가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감염이 확인되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까지 파악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1.7배 센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다.

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는다면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는 방역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전파력이 올라간다는 얘기는 똑같은 '거리두기'를 하거나 같은 전파 위험 행위를 했을 때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이 더 증가할 수 있다면서, 변이가 우세종이 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국내에서) 더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며 "주된 바이러스가 되어서 유행을 하면 대응이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 교수는 "상황을 봐야겠지만 전염력이 70% 더 높고, 감염 재생산지수가 0.4 더 올라간다면 같은 방역조치를 취하더라도 통제가 안 되고 이로 인해 환자 수가 단기간 안에 더 늘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고위험시설, 고위험군으로 전파를 막을 수가 없고 사망자도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 역시 영국 변이 바이러스 못지않게 전염력이 빠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바이러스 변이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