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만 해도 구룡포읍에는 대게와 과메기 제철을 맞아 외지 관광객이 넘쳤다.
그러나 지난 24일 남구 구룡포읍 주민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29일까지 구룡포와 관련한 확진자가 모두 30명 발생했다.
포항시는 구룡포읍민과 실거주자, 영업 등을 위해 자주 방문하는 사람 모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특별행정명령을 내렸다.
읍내 다방·노래연습장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3인 이상 실내 모임을 못 하게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룡포읍에는 관광객이 확연하게 줄었다.
구룡포시장은 29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자체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구룡포읍과 호미곶면 미용업소도 지난 27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찾은 구룡포시장에는 인적이 끊겼고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아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정을 모르고 찾은 일부 주민은 시장 앞에 놓인 폐쇄 현수막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구룡포시장 맞은편 읍민도서관에도 30여 명의 주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포항시 공무원 안내에 따라 대기하던 주민은 별다른 말 없이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인근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도 마찬가지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이맘때는 인기를 끈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방영된 직후여서 연일 관광객이 몰렸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드라마 주 촬영지여서 평일 1천명, 주말 4천∼5천명이 찾을 정도로 관광객이 넘쳤다.
그러나 현재 이 거리에서는 관광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맞은편 주차장에 설치된 과메기상설판매장도 '코로나19로 당분간 과메기를 판매하지 않고 택배주문만 받는다'는 안내문을 붙인 채 문을 닫았다.
일부 상인은 이런 사정을 모르고 찾은 시민이나 관광객에게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는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구룡포항 안에 마련된 구룡포수협 활어위판장은 기동 선별검사소로 변했다.
시는 선원 사이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모든 어민에게 30일 0시 전까지 구룡포항으로 들어와 검사를 받도록 했다.
어민은 조업을 중단하고 구룡포항으로 들어와 선별검사소 인근에 배를 정박하고 하선해 차례로 검사를 받았다.
검사 대상 어선은 135척이고 선원은 730명이다.
현재까지 500여 명이 검사를 받았고 검사 인원은 계속 늘고 있다.
조업을 중단하고 장시간 운항해 되돌아오는 데 따른 경제적 손해가 크지만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현재 동해안에는 대게, 오징어 등이 제철이어서 많은 어선이 일주일 안팎 조업하곤 한다.
정종영 시 수산진흥과장은 "많은 어민이 복귀해서 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