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차관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차관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사진)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이동언 부장검사)는 이 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지휘를 내리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오는 30일 오전 10시에는 이 차관을 고발한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와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대표를 소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한 것은 당초 경찰에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또 고발 대상이 고위공직자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달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택시기사가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자 그의 멱살을 잡아 폭행하고도 입건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2015년에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에 따르면 택시·버스 운전자가 여객의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에도 '운행 중'으로 판단해 특가법 적용을 받는다.

이 차관은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받는 특가법을 적용받아야 했지만, 경찰은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단순폭행으로 이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최근에는 택시기사 폭행 사건 장소가 아파트 단지 안이 아니라 일반도로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찰이 특가법을 적용할 수 있었는데도 단순폭행죄를 적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택시가 목적지에 정차한 뒤 폭행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시동과 미터기가 켜져 있었다는 택시운전사의 증언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

이 차관을 고발한 단체들은 경찰의 내사 종결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당시 경찰 수사팀에 대해서도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검은 지난 22일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했고, 해당 사건은 아직 배당 부서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