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24일과 28일 이틀간 공장 문을 닫았던 쌍용자동차가 29일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 등 일부 대형 협력사들이 중단했던 부품 공급을 재개하고, 회사 측도 긴급히 필요 부품을 조달해 계약 차량의 생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연말까지로 국한된 상황으로, 새해 공장 가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쌍용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350여 개 중소 협력사는 이날 호소문을 내고 “외국계 부품사와 일부 대형 협력사가 부품 공급을 거부해 쌍용차가 생산 중단의 위기를 맞았다”며 “이로 인해 중소 협력사와 16만여 임직원도 연쇄 부도와 실업 위기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부품 협력사에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한다”며 공급 재개를 호소했다.

보그워너오창,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등 외국계 대형 협력사들은 쌍용차의 회생 절차 신청으로 채권이 동결되면서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부품 공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전날 법원의 결정으로 법정관리 전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기간은 내년 2월 말까지다. 쌍용차는 이 기간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신규 투자 협상을 마무리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이 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이틀간 생산 중단으로 1300대의 생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