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아파트 밀집 지역 휴식·놀이 공간 제공"…10억 규모 추진
어린이집도 원아 없어 무더기 폐원 위기…시의회 "불요불급한 예산"
아이들도 없는데 어린이공원 또 조성하겠다고요?
인구 급감과 출산율 저하의 이중고를 겪는 강원 태백시가 어린이공원을 추가 조성하겠다고 나서 논란이다.

태백시는 급격한 인구 감소로 도시 소멸 위험지역이다.

최근 9년간(2009∼2019년) 태백시 인구는 5만424명에서 4만3천975명으로 13%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도 2013년 338명, 2016년 244명, 2019년 188명 등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태백시의 인구 감소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원도가 분석한 장래인구 추계 결과 자료를 보면 2037년 태백시 인구는 3만6천491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7년부터 2037년까지 20년간을 기준으로 할 때 도내 18개 시군 중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현실 속에 태백시는 상장동에 총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해 1천500㎡ 규모의 어린이공원 추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 10억원은 올해 태백시가 22개 어린이집 운영과 원아 991명·교직원 228명의 처우 개선을 위해 쓴 총 시비 25억8천여만원의 39%에 해당하는 액수다.

아이들도 없는데 어린이공원 또 조성하겠다고요?
태백시는 상장동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어린이들의 휴식·놀이 공간 제공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병호 연리지 미디어협동조합 편집장은 "아파트마다 자체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데다 원아 부족으로 지역 어린이집의 무더기 폐원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10억원을 투입해 어린이공원을 조성하겠다는 태백시의 발상이 과연 상식적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태백시의회도 태백시의 어린이공원 추가 조성 계획에 대해 부정적이다.

김천수 시의회 의장은 28일 "어린이공원의 추가 조성 필요 여부에 대한 판단 이전에 총사업비의 40%인 4억원이 보상비다"며 "이는 어려운 시 재정 여건상 불요불급한 보상성 예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백시의회는 2021년도 애초 예산 심의에서 상장동 어린이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비 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