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복귀 후 신중모드…원전 사건 '윗선' 조만간 소환
윤석열, '정중동' 행보…차분함 유지 속 수사지휘 주목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법원의 직무 복귀 결정 이후 처음으로 정상 출근했다.

대검찰청은 차분한 분위기지만, 검찰 밖에서는 윤 총장이 월성 원전 수사 등 중요 사건에 어떤 수사 지휘를 내릴지 주목하고 있는 형국이다.

◇ "총장 통상업무 수행"…대외일정 미정
윤 총장은 이날 평소대로 오전 9시께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지난 24일 법원의 직무 복귀 결정 이후 첫 정상 출근이다.

그는 평소대로 오전 10시부터 대검 부장 등 참모로부터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성탄 연휴인 25∼26일 오후에도 잠시 출근했지만, 당시는 조남관 대검 차장으로부터 부재중 업무보고만 받았다.

윤 총장의 향후 대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 청구와 동시에 보류된 일선 검사들과의 간담회의 재개 여부도 미정이다.

이는 내년 7월까지 임기가 사실상 보장된 만큼 서두르지 않고 조직 기강을 잡아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검 관계자는 "오늘은 총장 업무보고 등 통상적인 업무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중동' 행보…차분함 유지 속 수사지휘 주목
◇ 월성 원전·옵티머스 등 수사지휘 방향은
검찰 밖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윤 총장의 직무 복귀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들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전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은 조만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검은 윤 총장이 지난 1일 직무에 복귀한 뒤 산업부 공무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고위 여권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수사의 향방도 관심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경영진 4인방과 핵심 브로커들을 대부분 기소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여전히 답보 중이다.

속도를 내지 못했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갑근 전 고검장이 구속되면서 파장을 키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가 여권으로 확대될지도 주요 관심 사항 중 하나다.
윤석열, '정중동' 행보…차분함 유지 속 수사지휘 주목
◇ 내년 1월 정기인사가 변수 될 듯
윤 총장은 현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 지휘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윤 총장이 다시 조직을 장악한 만큼 그가 강조해온 공정한 수사 원칙이 향후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멱살잡이'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서울고검은 대검 감찰부의 `판사 사찰' 불법수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추 장관과의 극한 대치 과정에서 야기된 혼란에 윤 총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아 검찰이 당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에 힘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내년 1월 정기인사도 중요한 변수다.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명목으로 광폭 인사를 단행하면 수사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 총장 측이 징계처분 집행정지 재판 과정에서 '1월 원전 수사팀 해체'를 우려하면서 징계 처분을 긴급히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정중동' 행보…차분함 유지 속 수사지휘 주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