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증인 소환 노력 없이 무죄 선고했다면 위법"

재판부가 법정 출석을 거부한 핵심 증인을 소환하려는 노력 없이 증인 채택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을 모집하기 위해 도의원 사무실 직원에게 5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제보자를 증인으로 불렀지만 제보자는 "A씨가 위해를 가할까 두렵다"며 재판 당일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연락도 닿지 않았다.

검사는 제보자의 소재지 파악을 경찰에 요청하는 '소재탐지 촉탁'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증인채택 결정도 취소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제보 내용이 일방적 진술에 불과하고 제보자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항소심 재판부에 소재탐지 촉탁과 제보자 구인장 발부를 요청했지만 2심 재판부도 범죄신고자 보호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제보자를 적극적으로 법정 증인으로 소환하지 않은 재판은 위법하다며 원심 재판부가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원심 재판부가 제보자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해 제보자의 증언들이 증거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추가 증거조사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출석한 핵심 증인에 대해 소재 탐지나 구인장 발부 없이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한 것은 법원의 재량을 벗어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