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출시 이후 파벨 두로프 CEO 개인 자산으로 운영
"현재 무료 기능은 계속 무료로 서비스할 것"
텔레그램 창업자 "내년부터 유료 서비스 선보일 것"
출시 이후 무료 정책을 고수하던 암호화 메신저 앱 텔레그램이 내년부터 유료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파벨 두로프(36) 텔레그램 개발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회사 성장에 최소 연간 수억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2021년부터 유료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은 내년부터 수익 창출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새로운 기능을 출시할 수 있고 수십억 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로프는 "텔레그램 설립 이후 지금까지 개인 자산으로 운영 비용을 조달해 왔다"며 "현재 텔레그램의 성장세로는 사용자가 수십억 명에 달할 것이며 보다 적절한 자금 조달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으므로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계속 무료 서비스로 유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텔레그램은 암호화된 비밀대화 기능을 제공해 보안을 중시하는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다.

구소련권 국가와 이란 등에서 특히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약 5억 명이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2013년 친형인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텔레그램을 개발한 이후 무료 정책을 고수하며, 개인 자산으로 운영 비용을 충당해 왔다.

이는 두로프가 텔레그램에 앞서 개발한 메신저 앱 '브콘탁테(VK)' 덕에 가능했다.

두로프는 2006년 VK를 개발해 동유럽권 최대 메신저로 키워냈으며, 그 결과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부호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VK가 2011년 러시아 총선과 2012년 대선에서 반(反) 푸틴 시위대의 정보 교류 수단으로 활용되자 러시아 정부는 VK에 시위 참가자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두로프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고, 정부의 개인정보 요구 공문을 자신의 VK 계정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러시아 정부와 척진 두로프는 카리브해 국가 세인트키츠네비스에 25만 달러(약 2억6천만 원)를 내고 시민권을 받았다.

사실상 정치적 망명길에 오른 것이다.

이후 두로프는 독일에서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출시해 현재까지 무료로 운영해 왔다.
텔레그램 창업자 "내년부터 유료 서비스 선보일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