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소식에 자율주행 관련주가 급등했다. 애플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아이카’를 개발 중이라고 21일 발표했다. 23일 LG전자까지 부품사 마그나와 함께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며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을 만드는 만도 현대모비스 LG이노텍의 주가도 이날 급격히 올랐다.

만도는 23일 10.07% 오른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만3000원까지 급등하며 3년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만도는 운전 중 발생하는 상황을 자동차가 스스로 인지해 기계장치를 제어하고 운전자를 돕는 기술인 ADAS 제품을 생산한다. 현대·기아차와 GM 등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긴급제동, 차선이탈방지 등의 기능을 납품하고 있다. 만도의 ADAS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14.4%까지 늘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형차급 이상에서 ADAS 선택률이 80%를 웃돈다”며 “거의 필수품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주춤했던 실적도 3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내년 매출은 16.6% 늘어난 6조4242억원, 영업이익은 244.6% 늘어난 312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장중 20만8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일대비 12.80% 오른 18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ADAS에 사용되는 카메라와 통신 모듈을 만든다. 지금까지 자동차용 부품은 매년 적자를 낸 탓에 스마트폰용 부품에 비해 존재감이 없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전장부품이 연간 기준 흑자를 낼 것”이라며 “전장부품 매출은 내년 9.2% 늘어 1조29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는 2.87% 오른 25만1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제어기 사업부를 인수하며 자율주행 역량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현대모비스는 카메라·레이다·라이다로 구성된 센서를 융합하며 하드웨어만 담당했고 핵심 칩과 소프트웨어의 설계는 대부분 외부에 의존했다”며 “인수 덕에 2022년부터 그룹 내에서 프로세서와 칩을 직접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유니퀘스트는 13.15% 오른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본업은 비메모리 반도체지만 자회사가 ADAS를 이용해 차량관제시스템(FM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FMS는 영상저장, GPS 기능 등을 이용해 자동차의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효율을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상업용 차량,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사업 응용할 수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 5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자동차의 열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한온시스템이 5.56% 오른 1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과 구글의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기술 인증을 획득한 모트렉스는 8.38% 오른 7110원에 마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