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고 정희국 소방위에 임용장·옥조근정훈장 추서 2016년 태풍 차바 때 동료 잃고 괴로워하다 숨져…순직, 국립묘지 안장
울산소방본부는 지난해 8월 5일 당시 41세 나이로 순직한 고(故) 정희국 소방위의 특별승진 임용식을 22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개최했다.
임용식에는 고인 가족과 동료 소방관, 송철호 울산시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송 시장은 고인에게 1계급 특별승진 임용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고인 가족에게는 공로패와 격려품을 전달하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데 대해 위로를 전했다.
또 소방공무원들이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현장 활동에 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장 안전 메시지'도 엄준욱 소방본부장에게 전달했다.
정 소방위는 2016년 10월 울산을 할퀸 태풍 '차바' 내습 당시 후배인 고 강기봉 소방교와 함께 구조활동에 나섰다.
범람한 강물에 빠져 함께 전봇대를 붙들고 버티던 두 사람은 급류에 휩쓸렸다.
정 소방위는 약 2.4㎞를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물살에서 탈출했으나, 강 소방교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동료이자 가장 아꼈던 동생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렸던 정 소방위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끝내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2019년 8월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동료들은 정 소방위 캐비닛에서 유품을 정리하다가 강 소방교 근무복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궜다.
정 소방위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이 인정돼 올해 5월 인사혁신처에서 위험직무순직 승인을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정 소방위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으며,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다.
엄준욱 소방본부장은 "정 소방위가 동료를 잃은 슬픔으로 혼자 괴로워했을 것을 생각하면 소방 동료로서 마음이 아프며, 이제 모든 짐을 내려두고 편히 영면하길 바란다"라면서 "고인의 희생을 되새기며 '소방공무원 안전이 곧 시민 안전'이라는 마음으로 시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화학 플랜트 설계 전문업체인 삼두종합기술 최영수 대표는 정 소방위 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2천8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가족에게 일시금 1천만원과 정 소방위 두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씩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