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코로나 재봉쇄로 주문 몰린 상황서 공장 가동 차질
'연말 특수' 노리던 중국 공장들, 전력난에 발전기 구입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던 중국의 공장들이 이달 들어 전력난에 발목이 잡히면서 납기를 맞추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홍콩 명보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저장(浙江)성·후난(湖南)성·장시(江西省)성에 이달 들어 잇달아 전력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세계 각지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주문을 받은 이들 지역 공장들이 물건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 최대 상품 도매시장'이라 불리는 저장성 이우(義烏)시의 공장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우시 당국은 공장을 규모 등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눠 A등급은 전력제한을 거의 하지 않는 반면, B와 C등급은 점차적으로 전력제한 시간을 늘려나가고 있다.

D등급 공장의 경우는 아예 가동을 멈추게 했다.

공장 관계자들은 "공장을 사흘 가동하고 하루 멈춘다거나 하루 일하고 나흘간 멈춘다"면서 "모든 생산라인이 붕괴됐다.

집에 가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우시 중심가의 쇼핑센터는 6개층 전체의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췄으며, 영업 마감시간도 밤 10시30분에서 9시30분으로 한시간 앞당겼다.

이우시의 고급호텔은 지난 12일 전력소비를 20% 감축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명보는 서방국가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재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연말연시 이우시 공장에는 화학섬유, 옷감, 인쇄, 염색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상품의 제조 주문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전력제한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납기를 맞출 수 있겠냐는 확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우시 공장들은 앞다워 디젤발전기를 구매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으며, 덩달아 평소 6천위안(약 101만원)하던 100㎾ 디젤발전기 가격이 8천위안(약 135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명보는 이러한 전력난이 산업분야의 고속성장과 추워진 날씨, 한파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전력수요가 늘어난 탓이라고 중국 당국 측은 밝혔고, 이우시는 "전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에너지 보존과 배출가스 감소를 위한 (제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이 호주산 석탄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명보는 앞서 호주산 석탄이 중국 석탄 수입의 57%를 차지하고 있어, 대책없이 호주산 석탄 수입이 계속 중단되면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지난 17일 호주산 석탄 수입제한으로 중국에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후 총편집인은 전반적으로 석탄을 충분히 자급하고 있고 호주산 석탄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하다면서, 그러한 루머는 "외국 세력 등에 의한 악의적인 날조"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