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최고점…중국 비중 늘리라"는 세계 최대 블랙록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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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파일 전략가 "내년 주가 더 뛸 것"
"미국 중국 한국 대만 등 주식 시장 유망"
비트코인, 2만3000달러 돌파…"새 고점"
"미국 중국 한국 대만 등 주식 시장 유망"
비트코인, 2만3000달러 돌파…"새 고점"
올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습니다. 전 세계가 동시 다발적으로 전례없는 보건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죠.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옵니다. 올 3월 저점에 주식을 적극 매수한 투자자라면 다시 잡기 힘든 기회를 살렸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상당수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에 동참했습니다.
관건은 내년엔 어떻게 될까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마이크 파일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와 17일(현지시간) 오후 화상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가 마련한 자리였는데요, 파일 전략가는 시종일관 내년 증시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파일 전략가는 “내년엔 주식 등 위험자산이 새로운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의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란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파일 전략가는 “지금의 경제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좋다”며 “물가가 완만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어서 위험자산 투자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등의 주식도 내년엔 유망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일 전략가는 중국 주식 비중을 더 확대할 때라고 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데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은 오히려 커질 것이란 예측입니다.
파일은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속가능 투자로 신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산업별로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유통 정유 등 전통 분야보다 전자상거래, 신재생 에너지 등이 선전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입니다.
다만 새로운 대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선 “특별한 견해가 없다”고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투자 시장 및 상품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보는 전문가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주류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이 여전히 인정할 만한 자산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먼저 마감한 미 증시에서 보인 특징적인 부분 짚어주시죠.
코로나 상황이 악화한데다 고용 지표도 나쁘게 나왔는데 뉴욕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상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의 타결 가능성이 부각된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현재 총 908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빠르면 이번 주말 중 타결 가능성이 있습니다.
협상안에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에게 현금 600달러씩 나눠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또 풀리는 것이어서 증시에 큰 호재가 될 전망입니다.
어제 Fed가 “상당한 기간 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점도 낙관론을 자극했습니다. 다만 고용 지표 악화와 경제 봉쇄 우려가 추가 상승을 제한했습니다.
오는 21일 S&P 500 지수에 편입될 예정인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5.3% 급등했습니다. 올 들어서만 7.6배 뛰었습니다.
<질문2> 증시만큼 핫한 것이 비트코인인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들어 가상화폐, 그 중에서도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뛰었습니다. 최근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어제 미국 거래소 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개당 2만달러 벽을 깼고, 이후 2만3000달러마저 돌파했습니다. 올 들어 3배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 등 각국이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서면서 기존 통화 가치가 추락했고, 가상화폐가 실제 통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점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뉴욕 월가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크게 늘었습니다.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인데요, 매스뮤추얼 러퍼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나 폴 튜더 존스 등 유명 투자자들이 잇따라 비트코인을 공개 매수했습니다. S&P 다우존스는 내년에 가상화폐 지수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씨티은행은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5배가량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부 보수적인 투자기관들은 여전히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편입시키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2017년에 2만달러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이 1년 만에 3100달러까지 떨어졌던 전례가 있다는 건데요,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자산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질문3> 향후 이벤트 및 일정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역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코로나 전개 추이와 부양책 협상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대량 배포되고 있지만 감염자가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70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31만 명에 달합니다.
인구가 밀집한 동부 지역에 겨울 폭풍까지 닥치면서 올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습니다. 뉴욕은 내년 초 전면 봉쇄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은 부정적인 뉴스이지만, 역으로 부양책 타결을 압박하는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협상안이 확정되면 올해 상반기의 유동성 장세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다음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 중에선 소비심리와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지켜볼 만합니다.
22일에 비영리 시장조사 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12월의 소비자 신뢰지수를 내놓습니다. 지난달엔 96.1포인트로, 두 달 연속 떨어졌습니다. 23일엔 11월의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을 발표합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지난달 중반 이후 급증했기 때문에 연말 쇼핑 시즌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4일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나오는데, 신규 실업자가 얼마나 늘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Fed 모두 고용 회복에 경제 정책의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젯밤 나왔던 신규 청구건수는 88만5000건이었는데, 9월 첫째주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 추세가 다음주에도 이어지면 고용 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옵니다. 올 3월 저점에 주식을 적극 매수한 투자자라면 다시 잡기 힘든 기회를 살렸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상당수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에 동참했습니다.
관건은 내년엔 어떻게 될까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마이크 파일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와 17일(현지시간) 오후 화상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가 마련한 자리였는데요, 파일 전략가는 시종일관 내년 증시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파일 전략가는 “내년엔 주식 등 위험자산이 새로운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의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란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파일 전략가는 “지금의 경제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좋다”며 “물가가 완만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어서 위험자산 투자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등의 주식도 내년엔 유망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일 전략가는 중국 주식 비중을 더 확대할 때라고 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데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은 오히려 커질 것이란 예측입니다.
파일은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속가능 투자로 신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산업별로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유통 정유 등 전통 분야보다 전자상거래, 신재생 에너지 등이 선전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입니다.
다만 새로운 대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선 “특별한 견해가 없다”고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투자 시장 및 상품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보는 전문가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주류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이 여전히 인정할 만한 자산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먼저 마감한 미 증시에서 보인 특징적인 부분 짚어주시죠.
코로나 상황이 악화한데다 고용 지표도 나쁘게 나왔는데 뉴욕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상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의 타결 가능성이 부각된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현재 총 908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빠르면 이번 주말 중 타결 가능성이 있습니다.
협상안에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에게 현금 600달러씩 나눠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또 풀리는 것이어서 증시에 큰 호재가 될 전망입니다.
어제 Fed가 “상당한 기간 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점도 낙관론을 자극했습니다. 다만 고용 지표 악화와 경제 봉쇄 우려가 추가 상승을 제한했습니다.
오는 21일 S&P 500 지수에 편입될 예정인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5.3% 급등했습니다. 올 들어서만 7.6배 뛰었습니다.
<질문2> 증시만큼 핫한 것이 비트코인인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들어 가상화폐, 그 중에서도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뛰었습니다. 최근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어제 미국 거래소 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개당 2만달러 벽을 깼고, 이후 2만3000달러마저 돌파했습니다. 올 들어 3배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 등 각국이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서면서 기존 통화 가치가 추락했고, 가상화폐가 실제 통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점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뉴욕 월가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크게 늘었습니다.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인데요, 매스뮤추얼 러퍼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나 폴 튜더 존스 등 유명 투자자들이 잇따라 비트코인을 공개 매수했습니다. S&P 다우존스는 내년에 가상화폐 지수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씨티은행은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5배가량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부 보수적인 투자기관들은 여전히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편입시키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2017년에 2만달러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이 1년 만에 3100달러까지 떨어졌던 전례가 있다는 건데요,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자산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질문3> 향후 이벤트 및 일정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역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코로나 전개 추이와 부양책 협상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대량 배포되고 있지만 감염자가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70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31만 명에 달합니다.
인구가 밀집한 동부 지역에 겨울 폭풍까지 닥치면서 올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습니다. 뉴욕은 내년 초 전면 봉쇄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은 부정적인 뉴스이지만, 역으로 부양책 타결을 압박하는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협상안이 확정되면 올해 상반기의 유동성 장세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다음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 중에선 소비심리와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지켜볼 만합니다.
22일에 비영리 시장조사 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12월의 소비자 신뢰지수를 내놓습니다. 지난달엔 96.1포인트로, 두 달 연속 떨어졌습니다. 23일엔 11월의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을 발표합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지난달 중반 이후 급증했기 때문에 연말 쇼핑 시즌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4일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나오는데, 신규 실업자가 얼마나 늘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Fed 모두 고용 회복에 경제 정책의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젯밤 나왔던 신규 청구건수는 88만5000건이었는데, 9월 첫째주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 추세가 다음주에도 이어지면 고용 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