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은 트로트 위주 음악과 부부 관찰·집방 강세

2020년 전례 없는 팬데믹 속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등이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K드라마의 위용을 떨쳤다.

예능에서는 트로트 열풍이 뜨거웠으며 '놀면 뭐하니?' 등을 통한 뉴트로 음악, 그리고 셀러브리티 부부 관찰 프로그램, '집방'(집 관련 예능)이 강세를 보였다.

[2020 문화결산] 세계로 뻗는 K드라마…국내는 청춘-막장 양분
◇ K드라마 열풍…세대 차 뚜렷했던 내수 시장
한 해를 삼켜버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K드라마를 알아서 찾는 글로벌 시청자가 늘었다.

특히 한반도 분단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극 tvN '사랑의 불시착'과 청춘극과 비즈니스 복수극을 버무린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3차 한류'에 재시동을 걸었다.

'사랑의 불시착' 속 현빈이 연기한 북한군 장교 리정혁에 일본 여성들은 열광했고,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판 '한자와 나오키'(半澤直樹)로 불리며 인기를 누렸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비밀의 숲2', '청춘기록', '스타트업', SBS TV '더킹: 영원의 군주' 등은 글로벌 TV시리즈 톱(TOP)10에 오르며 K드라마의 인기가 일본 등 아시아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도 입증했다.

특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드라마로 풀기 쉽지 않은 '마음의 병'이라는 소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2'와 함께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포함되기도 했다.

[2020 문화결산] 세계로 뻗는 K드라마…국내는 청춘-막장 양분
국내에서는 청춘드라마와 '막장극'이 함께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봄에는 불륜과 복수를 소재로 한 JTBC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 28.4%(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의 대기록을 썼고, 하반기에는 박보검 주연의 tvN '청춘기록'과 남주혁-배수지가 나선 같은 채널 '스타트업' 등 청춘극이 대세를 이루며 시청자를 세대별로 공략했다.

그러다 연말에는 다시 불륜·부동산·입시 등 자극적 소재를 끌어모은 SBS TV '펜트하우스'가 시청률 20%대의 고지를 달성하며 막장극 저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도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2'는 지상파 시즌제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남았고 같은 채널 '스토브리그'는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채널 '하이에나', '앨리스'도 쏠쏠한 시청률 성적을 냈다.

tvN은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신원호-이우정 사단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비밀의 숲2'는 큰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1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 그쳤다.

다만 CJ ENM은 연말 '철인왕후'와 OCN '경이로운 소문' 쌍끌이 흥행으로 뒷심을 보였다.

KBS 2TV는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체면치레를 했고, MBC TV는 흉작이었다.

넷플릭스는 '킹덤2'에 이어 청소년 범죄를 다룬 '인간수업'으로 주목받았고 '보건교사 안은영' 등 새 작품을 계속 선보이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트로트 천하 속 돌아온 김태호-유재석, 부부예능과 집방
[2020 문화결산] 세계로 뻗는 K드라마…국내는 청춘-막장 양분
2020년 예능가는 트로트 천하였다.

TV조선은 지난해 '미스트롯' 기세를 이어 연초 '미스터트롯'을 선보였고, 프로그램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최종회가 시청률 35.7%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경연이 배출한 임영웅 등은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은 물론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미스터트롯'의 히트에 SBS TV '트롯신이 떴다', MBC TV '트로트의 민족'과 '최애 엔터테인먼트', KBS 2TV '트롯전국체전', MBN '보이스트롯' 등 아류작도 줄줄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아류에 그치지 않고 각자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시너지를 냈다.

방송가에서는 "2020년 코로나19만큼 놀라운 게 트로트의 선전"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왔다.

트로트 외에도 음악 예능의 흥행이 지속했다.

JTBC는 '히든싱어6'와 '싱어게인', '비긴어게인 코리아' 등으로 수준 높은 음악 예능 강자의 자리를 지켰다.

[2020 문화결산] 세계로 뻗는 K드라마…국내는 청춘-막장 양분
MBC TV는 김태호 PD와 유재석 콤비가 다시 뭉친 '놀면 뭐하니?'로 한 해를 채웠다.

이 콤비는 '깡' 열풍을 마이너한 온라인 문화로 넘기지 않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비를 지상파로 소환했고, 여기에 제주도에 있던 이효리까지 불러내 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혼성그룹 싹쓰리를 탄생시켰다.

여기서 발전한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로 구성된 걸그룹 환불원정대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부부 관찰 예능과 집방도 화제성을 싹쓸이했다.

부부 예능은 단순히 일상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 부부만의 은밀한 사생활을 조명하거나(채널A '애로부부'), 이혼한 부부를 다시 만나게 해 속마음을 듣는 등(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더 강해지고 독해진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부동산이 최대 화두가 되면서 tvN '바퀴 달린 집', '신박한 정리', MBC TV '구해줘 홈즈',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KBS 2TV '땅만빌리지' 등 집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활용한 예능도 인기를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