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된 라데팡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7% 확보하면서 한미약품의 신약개발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라데팡스가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궁극적으로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며 "대한민국 R&D 명가의 신약개발 추진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데팡스 파트너스는 지난 18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가현문화재단의 지분을 인수했다. 형제측은 한미약품 그룹 전반을 흔들었던 과거의 전력상 라데팡스가 경영에 참여를 시작하면 제약 비전문가들의 결정에 회사의 본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라데팡스는 올해 초 제약업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인 OCI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넘기려고 했다가 주주들의 반대에 의해 무산된 바 있다.

한미약품 전 임원은 "지난 2020년 9월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라데팡스가 송영숙 회장에게 자문을 하면서부터 한미약품그룹에 라데팡스 측 관련 인사가 선임됐으며, 그로 인해 신약개발 관련 경영층과 석.박사급 임원 20여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또 "OCI홀딩스에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넘기는 구상도 라데팡스의 제안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중대한 결정이 제약분야 비전문가로 구성된 라데팡스 측 추천 인사로 구성된 전략기획실과 소수의 이사진에 의해 결정돼 그룹의 혼란을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라데팡스측 배경태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에 채용된 이후에 최고 경영층 및 제약관련 박사급 인재 22명이 퇴사했다.

또 한미와 OCI의 통합을 추진할 당시 라데팡스 김남규 대표는 OCI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선임이 추진되면서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선진지배구조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자신들의 자문 이익만 챙겼을 뿐 주주의 동의조차 얻지 못하고 끝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계열사 온라인팜의 수상한 20년 임대차 계약도 라데팡스 측 추천 인사들이 한미 전략기획실을 장악하고 운영하던 시기에 벌어진 일" 같다며 “당시 그룹의 모든 전략과 계약은 전략기획실 주도로 진행되었다”고 말하며 "이런 일련의 사례들을 보면 라데팡스는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저의가 의심되는 외부세력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