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영세한데"…코로나19에 무너지는 독립서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부산지역 오프라인 독립서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독립서점은 소규모 창작자들을 알리고 한정된 독립 출판물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명한 작가나 대형 출판사에 밀려 소외된 이들을 대중과 이어주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대형서점에서 찾기 어려운 특유의 취향과 감수성은 가치 소비와 공유에 적극적인 20∼30대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영세한 독립서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여행하다 독립서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로 관광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손님들 발걸음이 뚝 끊겼다.

독립서점 특성상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업주들이 겪을 어려움은 더 크다.

부산 보수동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업주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매출이 7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온라인 서점들은 도서 판매량이 늘었다는데 오프라인 서점들은 일찍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독립서점 대부분이 작은 공간에서 운영되다 보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방문하는 이들이 줄기도 했다.

직장인 박모(25)씨는 "좁고 밀폐된 곳 자체를 방문하기 꺼려진다"며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책을 보다 보니 방문이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부산의 경우 안 그래도 독립서점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라 코로나19를 계기로 독립서점이 사라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독립서점 데이터 서비스 '퍼니 플랜'에 따르면 서울 208개, 인천 85개, 경기도 74개의 독립서점이 있다.

그에 반해 부산에 남아있는 독립서점은 27개 불과하다.

평소 독립서점을 즐겨 찾는 이모(27)씨는 "대형 서점과 달리 독립서점은 소설, 사회과학 등 테마에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책과 서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며 "수도권 보다 독립 서점 수가 적은 것이 항상 아쉬웠는데 여기서 또 사라진다면 부산 시민들의 문화 향유 공간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