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빚던 트램 파크 부지 매입비 36억2천만원 전액 삭감
갈등 빚던 부산 남구 내년도 예산안 통과…협치 실종, 잡음만(종합)
진통을 겪던 부산 남구 내년 예산안이 14일 오후 남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산 남구의회는 14일 오후 2시 열린 임시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구의회 마지막 정례회에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예산안이 불성립됐는데,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임시회를 열어 통과시켰다.

예산안 통과로 갈등은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난 협치의 실종과 갈등의 골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번 예산안 보류는 예산안이 예결위에서 조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계수조정에 합의가 없었고, 사업 설명서도 없는 예산이 예결위 과정에서 '쪽지 예산'으로 늘어났다며 통과를 보류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재범 구청장과 구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사건건 발목 잡기를 하고 있다며 맞받았다.

특히 박 청장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예산안 통과 가능 시일이 8일 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이날 오전 갑자기 '대주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강 대 강' 대치를 하기도 했다.

박 청장은 "남구의회는 지역주민의 절박한 생존적 요구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면서 "주민 여러분이 남구의회가 책무를 이행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예산 통과 가능한 시기가 많이 남았고, 의장 중재로 14일에 임시회를 열어 통과시키자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던 상황인데, 구청장이 뜬금없이 호소문을 통해 주민을 선동하고 나섰다"면서 "지난 11일에 본회의 때도 구청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일방적으로 의회를 점거한 뒤 사진을 촬영하며 의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일은 이달 초 '트램 파크 조성'을 두고도 발생했다.

남구가 트램 파크를 조성하겠다며 부지 매입비용으로 36억2천만원을 예산에 편성했는데 부지 소유주와 구청과의 관계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부지 안정성을 놓고도 공무원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심사 보류로 제동을 걸자 남구는 해명자료 대신 주민 성명서를 통해 "더는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하자"며 여론전을 펼쳤다.

결국 트램 파크 조성 예산은 최종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