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천명 발생 가정해 1만개 확보"…'한발 늦은 조치' 지적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287개 추가…치료센터 병상 4천905개 확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매일 1천명씩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 287개와 경증·무증상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 4천905개를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 이런 내용의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을 마련했다.

정부의 이 같은 병상확보 계획을 두고 일각에서는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전문가들이 병상 부족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발 늦은 조치'라는 비판도 하고 있다.

중수본은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해 수도권에서 앞으로 20일간 매일 1천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매일 500명씩 격리해제된다는 가정하에 총 1만 명이 입원·입소할 수 있는 병상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했다.

구체적으로 이 1만명은 ▲ 중증환자 300명(3%) ▲ 중등도·고위험군 환자 2천700명(27%) ▲ 무증상·경증 확진자 7천명(70%) 정도의 비율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중수본은 이를 근거로 중환자 치료병상 300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2천700개, 생활치료센터 병상 7천개 등 총 1만개의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287개 추가…치료센터 병상 4천905개 확충
우선 중환자 병상의 경우 현재 수도권 전체 333개 중 13개만 남아 있는 만큼 287개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건보공단 일산병원, 성남시의료원, 평택 박애병원, 경기도 민간의료기관 1곳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총 152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과 상급종합병원 및 국립대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지정해 108병상을, 민간의료기관의 자율신고 병상을 활용해 27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창준 중수본 중환자병상확충반장은 브리핑에서 "박애병원은 70개 병상을 코로나19 환자 전담으로 전환해 중증환자나 투석이 필요한 환자 용도로 쓰겠다고 해서 내주 중 환자를 소개하고 시설개선을 한 뒤 전담병원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경기 소재 민간병원 1곳은 40개 병상 정도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협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은 2천280개 병상 가운데 현재 440개가 남아 있는 만큼 2천260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3개 지자체(서울 207개·인천 86개·경기 179개)가 472개 병상을, 정부가 1천788개 병상을 각각 확보하게 된다.

정부는 중앙보훈병원과 적십자병원 등 중앙부처 소속·산하 의료기관을 최우선으로 활용해 병상을 확보하는 동시에 민간의료기관의 협조도 구할 예정이다.

생활치료센터는 총 4천805개 병상 가운데 2천95개가 남아 있어 4천905개 병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시 지정 18개 센터(1천501병상), 경기도 지정 4개 센터(858병상), 중수본 지정 3개 센터(1천50병상)에 더해 현재 가동이 중단된 센터(1천500병상)를 재가동해 관련 병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 "인력확보·재정지원·병상효율화 등으로 코로나19 총력 대응"
정부는 병상확보 외에도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병상 활용을 효율화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의사의 경우 공중보건의 203명, 군의관 77명 등 280명을 감염병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 배치한다.

또 대한의사협회 재난의료지원팀에서 모집한 개원의 등 550여 명도 선별진료소와 감염병전담병원에서 진료를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국 의대생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전국의대생봉사단'은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체를 채취하게 된다.

1차로 300여 명이 배치된다.

이 반장은 '올해 전문의 시험을 면제하고 응시 대상자들을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확충할 계획이 있냐는 질의에 "다음 주 중 논의를 거쳐 전문의 시험 문제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의료인력이 가급적 의료현장에 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간호사의 경우 대한간호협회에서 모집한 493명을 현장에 투입하는 동시에 23개 중증환자 간호사 양성 기관을 통해서도 중환자 치료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임상병리사 180명과 간호조무사 143명은 검체채취 업무를 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의 음압격리관리료를 한시적으로 하루 32만7천원에서 65만5천원으로 100% 인상하고, 내년도 손실보상 기준 인상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개산급(잠정적으로 산정한 손실분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것)을 1개월 앞당겨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근무 간호사에게는 한시적으로 월 300만원(일 10만원) 정도의 위험수당을 지급하고,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시 야간간호료 수가도 2배 인상한 뒤 증액분을 간호사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관련 협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밖에 2일 이상 입원을 대기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증도에 따라 환자 분류를 신속하게 하고 생활치료센터 입소절차도 간소화해 오전 10시 이전에 퇴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