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승전기념식서 이란 지역 아제르인 독립 암시한 시 낭송
에르도안 낭독한 시 때문에…터키·이란 외교갈등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의 승전 기념식에서 낭독한 시가 터키·이란 간 외교 갈등을 촉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승전 기념식에 참석해 아제르바이잔의 승리를 축하하는 시를 낭송했다.

문제는 이 시가 19세기 러시아와 이란 영토에 거주하던 아제르바이잔인의 분리·독립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란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시를 낭송한 것을 두고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으며, 즉시 이란 주재 터키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터키 대통령은 자신도 모르게 북부 아라스 지역을 우리 조국에서 강제로 분리한다는 시를 낭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도 '우리의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 북부에는 동·서 아제르바이잔이라는 주(州)가 있으며, 이 곳에는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이란 국적의 아제르바이잔인이 살고 있다.

이란은 아제르바이잔인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주요 안보 위협 요인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이란이 강경한 반응을 보이자 터키도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대사를 초치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파흐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13일 성명을 내고 "시의 한 구절을 구실로 우리 대통령과 국가를 겨냥한 공격적인 발언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당국은 해당 구절의 맥락을 왜곡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