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대 진입 열흘만에 300명대로…지역사회 감염 본격화
`2.5단계 서울형 정밀방역' 효과無…3단계 격상 가능성
서울 어제 362명 확진 역대 최악…코로나 창궐(종합)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00명을 훌쩍 넘는 역대 최악의 기록이 나왔다.

감염병 바이러스가 서울 전역에서 창궐하는 수준으로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과 서울시의 '정밀 방역'·'천만 시민 긴급 멈춤' 등 조치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상황이 더 악화하면서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하루 확진자 200명→300명대 증가에 열흘밖에 안 걸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하루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362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유입 3명을 제외하고 무려 359명이 지역 발생, 즉 국내 감염이었다.

서울의 하루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기존 일일 최다 기록인 295명(이달 3일)도 훌쩍 넘어섰다.

서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이달 1일 193명에서 2일 262명으로 뛰어오른 뒤 아흐레간 295명→235명→254명→244명→213명→262명→251명→252명→362명을 기록했다.

하루 200명대에서 300명대로 뛰어오르는 데 불과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20∼50명대를 오가는 수준이었으나, 점점 증가세를 보이며 11월 20일 156명, 닷새 뒤 212명을 기록해 '3차 대유행'의 징후를 보였다.

이후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 11월 30일 155명까지 줄었으나, 하루 만에 다시 200명대로 뛰어오른 뒤 증가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연일 최다 기록을 새로 쓰면서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서울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역대 1∼10위를 고스란히 차지했다.

이달 신규 확진자 수를 합치면 2천823명으로, 전체 서울 누적 확진자 수(1만1천788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한다.

서울 어제 362명 확진 역대 최악…코로나 창궐(종합)
◇ 집단감염 동시다발…지역사회 감염 본격화
집단감염이 일상생활 공간 곳곳을 파고들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단지 내 사우나 등을 매개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음식점·주점·실내 체육시설 등에서 감염이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 감염 사례의 경우 인근 노래교실·이발관 등으로 전파돼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서울만 191명(이하 서울 기준)으로 늘었다.

강서구 댄스교습시설 감염도 누적 215명, 이 사례와 연관된 병원 감염(52명)까지 합치면 누적 267명으로 증가했다.

서초구 아파트 사우나Ⅱ 사례에서도 한 달 가까이 확산이 이어져 10일까지 82명으로 불어났다.

한동안 잠잠했던 직장 내 감염도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은평구 지하철 역사에서 직원들 사이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날까지 13명이 확진됐고,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 사이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져 누적 확진자가 30명대로 늘었다.

중구의 한 콜센터에서 발병한 집단감염은 확진된 콜센터 직원이 다니는 교회로 전파되 누적 19명이 확진됐다.

강서구의 성석교회에서는 교회 관계자의 감염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해 누적 확진자가 서울만 91명으로 집계됐다.

5명 이상의 집단감염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산발 사례나 기존 확진자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가 매일 크게 늘고 있다.

전날 '기타 확진자 접촉' 감염자는 145명(누적 2천594명)이나 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런 사례는 한 자릿수, 많아도 몇십명 수준이었다.

이처럼 대규모 클러스터는 아니지만 확진된 지인·가족과의 접촉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은 그동안 무증상 감염자 등을 통한 조용한 전파로 지역에 잔존하던 바이러스가 연쇄감염을 일으키는 양상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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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단계 '서울형 정밀방역'·'천만 시민 멈춤' 무색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달 중·하순부터 취했던 거리두기 단계 상향 등 방역조치가 확산세 진정에는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사우나·한증막·줌바·에어로빅 등에 대한 추가 방역조치를 도입한 이른바 '2+α'를 시행하다가 확진자 수가 계속 늘자 이달 8일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렸다.

서울시는 더 나아가 지난달 24일부터 '천만 서울시민 긴급 멈춤' 조치를 시행해 야간 대중교통 운행 30% 감축, 서울 전역의 10명 이상 집회 금지 등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이달 4일까지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객이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지하철 31.1%·버스 29.7%) 줄어드는 등 이동인구 감소 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방역조치를 완화한 10월 중순부터 지난달 초까지는 2차 유행 직전인 7월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평일 대중교통 이용객 평균이 1천만명을 넘었다.

당시 사회적 경각심이 낮아지고 거리두기 태세가 느슨해진 상태에서 사회적 접촉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어 거리두기 상향이 너무 늦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서울시의 정밀 방역은 종교시설·직장·요양시설·데이케어센터·실내 체육시설·식당·카페·방문판매업·노래연습장·PC방·학원 등을 대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방역수칙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종교시설의 경우 비대면 예배를 '강력히 권고'하는 수준이어서 실제 모임을 막지 못하는 등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

PC방과 학원, 카페 등에 내려진 업종별 영업 제한 조치도 기준이 모호하고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페 내 매장 영업을 막으면서 커피와 함께 음식을 파는 브런치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허용해 일부 매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도 나타난다.

학원 문을 닫게 하자 딱히 갈 곳이 없어진 학생들이 PC방으로 몰려 감염 위험이 오히려 커진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확진자 수가 폭등하면서 방역 당국과 서울시는 더 강력한 대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은 사회활동의 '전면 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어제 362명 확진 역대 최악…코로나 창궐(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