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시민, 의회 무용론 제기 "의정비 반납해야"
'감투싸움에 예산 심의 뒷전'…원주시의회 예결위 5일째 파행
강원 원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위원장 선출을 놓고 여야의 감투싸움이 계속되면서 5일째 파행 운영됐다.

원주시의회 예결위는 7일부터 15일까지 2021년도 당초 예산안 심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감투싸움으로 5일째인 11일에도 개회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원들은 8일과 9일 협의를 벌였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된 데 이어 10일에도 유석연 의장이 중재에 나섰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예결위가 파행됐다.

유 의장은 11일 오전에도 민주당 소속 의원 총회를 열고 국민의힘과 원만한 협의를 주문했으나 예결위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어 오후 5시 예결위가 소집됐으나 국민의힘 소속으로 임시위원장을 맡은 전병선 의원이 곧바로 정회를 선언해 진행이 중단됐다.

예결위원은 민주당 소속이 신재섭 의원과 류인출, 김정희, 안정민, 문정환, 이용철 의원 등 6명이고, 국민의힘은 전병선 의원과 조창휘, 유선자 의원 등 3명이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양 당이 서로 번갈아 가며 맡아 온 위원장 자리를 다수당이 의원 숫자를 앞세운 힘의 논리로 뒤집어 예결위가 파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예결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임시위원회를 열어 위원장을 선출하고 예산 심의를 하려 했으나 임시위원장이 거듭된 정회로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지연시켜 제대로 된 회의를 한 번도 못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의회가 가장 중요한 기능인 예산안 심의를 안 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며 "감투싸움이나 하며 직무를 유기할 거면 의정비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역대 최고인 1조5천289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다.

예결위가 이제 남은 기간인 14일과 15일 이틀간 열리지 못하면 2021년도 당초 예산안은 심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