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취임 뒤 승률 56%…리버풀 클롭 감독보다 6% 높아
'맨유 정체성 되살릴 적임자'…구단 수뇌부 신뢰 굳건
맨유, 챔스 떨어졌지만…'감독 잔혹사' 끊고 솔샤르로 간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여전히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믿는다.

맨유는 2020-2021시즌 U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라이프치히(오스트리아)에 2-3으로 져 탈락하면서 한 단계 아래 대회인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맨유가 U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탈락은 시즌 초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부진하면서 이미 경질설이 나돌았던 솔샤르 감독에게 특히 큰 악재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을 향한 맨유 고위층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영국 유력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솔샤르 감독이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일단 '숫자'가 솔샤르 감독의 능력을 입증한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솔샤르 감독이 2018년 12월 부임한 이래 맨유는 108경기에서 60승을 올려 56%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다른 EPL 상위권 팀 사령탑 승률과 비교할 때 결코 부끄러울 게 없는 수치다.

맨유, 챔스 떨어졌지만…'감독 잔혹사' 끊고 솔샤르로 간다
솔샤르 감독의 맨유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55%), 프랭크 램퍼드 감독 체제의 첼시(54%)와 조제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53%)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맨유보다 높은 승률을 보인 팀은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의 리버풀(61%)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 맨체스터 시티(72%)뿐이다.

특히, 최근 3년간 EPL에서 가장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는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이 팀 부임 뒤 치른 108경기에서 솔샤르 감독보다 6% 낮은 50%의 승률을 보였다.

솔샤르 감독이 맨유를 다시 확실한 강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맨유 수뇌부의 믿음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수년째 계속된 '사령탑 잔혹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는 위기감은 맨유 레전드 출신의 솔샤르 감독이 계속 집권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맨유, 챔스 떨어졌지만…'감독 잔혹사' 끊고 솔샤르로 간다
퍼거슨 경 시절 맨유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선수들의 '응집력'이었다.

패배가 확실해 보이는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막판에 승부를 뒤집어내곤 했다.

1998-1999시즌 UCL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1로 지다가 추가시간에 2골을 넣고 역전승을 거둔, 이른바 '캄노우의 기적'은 맨유의 전통적 팀 색깔을 잘 보여 준다.

이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선수가 바로 솔샤르 감독이다.

그러나 퍼거슨 경이 은퇴한 2013년부터 5년간 3차례나 감독을 교체하면서 위기 때 더 강했던 맨유의 팀 색깔도 옅어져 갔다.

감독을 자주 갈아치우다 보니 선수들의 충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퍼거슨 경이 떠난 뒤 맨유는 감독 교체와 팀 정체성 상실의 악순환을 이어왔다"면서 "구단은 이제 이 악순환을 끝내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솔샤르 감독에 힘을 싣겠다는 구단 방침에 따라 '목소리 큰' 일부 선수들은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맨유, 챔스 떨어졌지만…'감독 잔혹사' 끊고 솔샤르로 간다
불성실한 태도로 '감독 위에서 논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퇴출 1순위'로 거론된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맨유 수뇌부는 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포그바를 오는 1월 이적시장에서 팔기로 했다.

맨유는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포그바를 데려올 때 8천900만 파운드(약 1천300억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선은 "맨유가 포그바 당장 팔려면 5천만 파운드(약 730억원)까지 가격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