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한 번도 안 나와…지난해 6월 기소 전 출국 추정
변호인, 대구지법 '디지털교도소 사건'과 병합 요청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대전 마약 재판 1년 반 공전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마약 관련 혐의로 지난해 여름 기소됐으나, 법정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재판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디지털교도소 운영과 관련한 범죄 혐의로 지난 9월 베트남에서 붙잡힌 사정을 고려할 때 이미 지난해 출국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범죄자 등의 개인 신상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공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대구지법에서 재판 중인 A(33)씨는 대마 매수·알선·흡연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대전지검에서 조사받은 뒤 지난해 6월 기소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에서 맡은 이 사건 재판은 그러나 A씨 불출석으로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법원이 A씨에게 여러 차례 재판 관련 문서를 보냈으나,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나 수취인 불명 등 이유로 송달되지 않았다.

경찰 피고인 소재 탐지 촉탁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재판부는 검찰에 재판 출석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A씨는 당시 이미 국내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지난 3∼8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운영하면서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했다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국제공조 수사한 경찰청에 의해 지난 9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붙잡혔고, 10월에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현재 대전지법 A씨 마약 혐의 사건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심리 중인 대구지법으로 병합돼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A씨 변호인은 대구지법 재판부에 "다른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을 디지털교도소 운영 관련 사건과 합쳐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사건 병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