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1950년대 당시 식민지 동화 정책을 내세워 그린란드 어린이들을 데려왔던 과거에 대해 70년 만에 사과했다.
영국 BBC 방송,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신경 써야 했는데도 그러지 못했던 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는 당시 이주 어린이 중 생존한 6명에게 편지를 보내 "덴마크를 대표해 오래 기다리셨을 전적인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간 이 사안을 지켜봤으며, 이와 관련한 비극이 아직도 마음에 깊게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는 1951년 당시 식민 지배했던 그린란드를 현대화한다는 명분으로 현지 어린이들을 데려오는 동화 정책을 폈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에 그린란드 어린이 22명이 가족 품을 떠나 바다 건너 덴마크 위탁 가정 등에 맡겨졌고, 고향과는 연락이 끊겼다.
이 중 16명은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보육원에서 생활했고, 상당수가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7살에 집을 떠나 이제 75살이 된 생존자 헬레네 티에센은 이날 "마침내 사과를 받게 돼 마음이 놓인다"면서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1998년부터 이를 위해 싸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며 덴마크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그는 당시 남편을 잃고 세 자녀를 키워야했던 엄마로부터 "덴마크는 천국 같은 곳이라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1996년 52살이 돼서야 덴마크로 오게 된 이유를 알게 됐으며, 모친과는 관계를 전혀 회복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전 덴마크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세계 최대 섬인 그린란드는 한때 덴마크 식민지였다가 자치권을 회복 중이다.
킴 키엘센 그린란드 총리는 양국 협력 관계가 발전해왔으며, "이제 양국은 역사를 함께 뒤돌아보는 동등한 관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