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송정 등 부산 해수욕장 공식행사 전무…소띠해 조형물만
기초단체 종·시무식, 가덕도 대구축제 등 겨울축제도 줄줄이 오프
캐롤은커녕 인적 끊긴 도심엔 적막감만…광복동 등 중심가 공실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예년 연말이면 북적이던 거리는 썰렁해졌고 각종 공연이나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 해넘이·해맞이 이벤트 줄줄이 취소
해운대구는 올해 처음으로 해돋이 행사를 장산 정상에서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했다.

공군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도 해돋이 행사에 맞춰 화려한 곡예비행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철회됐다.

매년 해넘이 해맞이 행사로 수십만명이 운집한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는 올해 공식 행사가 없다.

내년 소띠 해를 맞아 소 조형물만 설치하기로 했다.

올해는 구청 직원 종무식과 시무식 행사도 모두 없앴다.

남구도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열리던 새해 해맞이 행사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수영구도 광안리 해수욕장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고, 혹시 몰릴 인파에 대비해 거리두기 홍보에 나선다.

강서구도 매년 이맘때 열리는 가덕도 대구축제를 취소했다.

"올해 해넘이·해맞이 쉬어갑니다"…연말연시 마저 삼킨 코로나
연말·연초 지자체마다 각 단체나 마을별로 열리던 친목 행사도 코로나 확산 우려에 모습을 감췄다.

새마을 협의회 등이 해온 연말 김장 행사도 모두 취소되고 김치를 구매해 후원하는 행사로 변경됐다.

이번 달 예정됐던 부산시립예술단 5개 송년 공연도 모두 취소됐다.

취소된 공연은 시립합창단, 교향악단, 국악관현악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청소년교향악단 공연이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부산시향 심야음악회는 내년 8월 27일로 연기됐다.

31일 예정된 '2020 제야음악회'는 정상적으로 공연 준비를 하되 부산지역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경우 공연 여부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 도심엔 정적만 가득…연말이 무색
크리스마스 캐럴 노래가 흘러나오며 인파로 가득 찼던 광복로, 서면 등 중심가는 인적이 드물다.

크리스마스트리축제가 잠정 연기된 광복로에는 연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으로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되고 주점 등은 사실상 영업할 수 없어 상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 업주는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지만, 올해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며 "하루에 한두 테이블밖에 손님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억지로 버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 부산 최고 임대료를 자랑하던 광복로는 현재 1층 매장 중 20%가량이 공실 상태다.

코로나19 여파에 버티지 못한 상인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것이다.

"올해 해넘이·해맞이 쉬어갑니다"…연말연시 마저 삼킨 코로나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중대형 매장 기준 부산시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4분기 11.5%에서 올해 3/4분기 13.2%로 높아졌다.

부산 외식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정부 방침도 이해하지만, 월세·인건비를 감당해야 할 자영업자는 누가 책임져주나"라며 "아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해서 코로나를 잡든지 해야지 지금처럼 거리두기를 소폭 조정하는 건 희망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14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이후 지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