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후 9시 다가오자 손님은 귀가 준비, 주인은 업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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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식당·노래방 등 업주들 한숨…"거리두기 격상 효과 나타나길"
8일 경기 고양시의 대표적인 상권인 일산 라페스타 거리는 오후 9시가 가까워오자 실내포차 등 술집에서 빠져나온 청년들로 제법 북적였다.
술집에서 나온 청년들은 "주문할 때 따로 안내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9시까지만 먹을 수 있는 거로 알고 모였다"고 말했다.
물론 예년의 연말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한가한 분위기였으나, 이날이 평일인 화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는 않은 인파였다.
이날부터 수도권 지역은 거리두기 지침이 2.5단계로 격상했음에도 음식점에서는 오후 9시까지 실내 취식이 허용된다.
음식점에는 실내포차나 맥줏집 등도 포함된다.
주점 업주들은 오후 9시를 기해 손님들을 내보내고, 아쉬운 표정으로 영업장을 정리했다.
반면, 포장(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된 인근의 카페들은 의자와 테이블을 한쪽으로 치워둔 채 적막한 분위기여서 대조됐다.
라페스타에서 4년간 커피전문점을 운영해온 박정우(34)씨는 "차라리 전국이 다 '셧다운'을 해서 확진자 수를 확 줄였으면 한다"면서 "카페는 포장만 되고 식당은 취식을 허용하니, 아무래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또 "다른 카페 업주 동료들은 지금이라도 브런치 메뉴를 개발해 영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해 나도 고려 중"이라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식당들이 다 영업을 하다가 코로나가 더 심해질까 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외식하는 가족이나 연인의 발길이 끊긴 식당들도 썰렁한 분위기였다.
경기 파주시 야당역의 한 식당에서 주인과 종업원이 가게 문을 닫기 위해 내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주인 김모(58) 씨는 "저녁시간에 손님 2명이 왔는데, 30분 만에 식사만 하고 나간 뒤 오늘 영업을 끝냈다"며 "연말까지 하루 3∼4 테이블의 손님만 받는다면 장사를 접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인근 정육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주 이모(61)씨는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손님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지난주 평일 하루 평균 5팀이 왔는데 어제는 3팀, 오늘은 2팀이 전부"라며 "연말을 앞두고 각종 회식과 송년회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직원 인건비도 줄 상황이 안돼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영업이 중지된 노래방은 간판들이 꺼져 있었다.
노래방 업주들은 이번 2.5단계 격상으로 생계 유지도 한계를 맞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용석 경기도연합노래연습장업협회 회장은 "연말이 대목인데 아예 영업을 못 하게 하니 정말 실망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업주들 사이에서 나온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해도 월 임대료도 안 되는 수준이라 다들 막막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페스타에서 6년째 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김은숙(52)씨는 "문을 닫고 있어도 한달 임대료랑 관리비만 600만원이 나가는 터라 많이 힘들다"면서 "3주간 문을 닫는 2.5단계 격상 효과가 제발 나타나서 내년에는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처음 노래방 열 때 권리금 2억원을 주고 들어와서 지금은 폐업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물론 건물주들도 위기 극복에 동참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사는 안 되는데 월세가 꼬박꼬박 나가다 보니 건물주와 얘기도 해봤지만 오히려 황당한 말을 들었다"면서 "내년에 월세 올리려고 했는데 못 올리니, 저더러 돈을 벌어 좋겠다고 하더라"고 씁쓸해했다.
연말 단체 모임과 회식이 전부 취소 혹은 연기되다 보니 대리운전 업체들도 울상이었다.
대리운전 업체 사장 최천두(58)씨는 "예전에는 보통 새벽 3시까지 부스를 차려놨지만, 이제 오후 10시면 철수한다"면서 "부업을 뛰던 대리 기사들의 하루 수입도 2만∼3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술집에서 나온 청년들은 "주문할 때 따로 안내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9시까지만 먹을 수 있는 거로 알고 모였다"고 말했다.
물론 예년의 연말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한가한 분위기였으나, 이날이 평일인 화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는 않은 인파였다.
이날부터 수도권 지역은 거리두기 지침이 2.5단계로 격상했음에도 음식점에서는 오후 9시까지 실내 취식이 허용된다.
음식점에는 실내포차나 맥줏집 등도 포함된다.
주점 업주들은 오후 9시를 기해 손님들을 내보내고, 아쉬운 표정으로 영업장을 정리했다.
반면, 포장(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된 인근의 카페들은 의자와 테이블을 한쪽으로 치워둔 채 적막한 분위기여서 대조됐다.
라페스타에서 4년간 커피전문점을 운영해온 박정우(34)씨는 "차라리 전국이 다 '셧다운'을 해서 확진자 수를 확 줄였으면 한다"면서 "카페는 포장만 되고 식당은 취식을 허용하니, 아무래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또 "다른 카페 업주 동료들은 지금이라도 브런치 메뉴를 개발해 영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해 나도 고려 중"이라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식당들이 다 영업을 하다가 코로나가 더 심해질까 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외식하는 가족이나 연인의 발길이 끊긴 식당들도 썰렁한 분위기였다.
경기 파주시 야당역의 한 식당에서 주인과 종업원이 가게 문을 닫기 위해 내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주인 김모(58) 씨는 "저녁시간에 손님 2명이 왔는데, 30분 만에 식사만 하고 나간 뒤 오늘 영업을 끝냈다"며 "연말까지 하루 3∼4 테이블의 손님만 받는다면 장사를 접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인근 정육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주 이모(61)씨는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손님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지난주 평일 하루 평균 5팀이 왔는데 어제는 3팀, 오늘은 2팀이 전부"라며 "연말을 앞두고 각종 회식과 송년회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직원 인건비도 줄 상황이 안돼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영업이 중지된 노래방은 간판들이 꺼져 있었다.
노래방 업주들은 이번 2.5단계 격상으로 생계 유지도 한계를 맞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용석 경기도연합노래연습장업협회 회장은 "연말이 대목인데 아예 영업을 못 하게 하니 정말 실망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업주들 사이에서 나온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해도 월 임대료도 안 되는 수준이라 다들 막막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페스타에서 6년째 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김은숙(52)씨는 "문을 닫고 있어도 한달 임대료랑 관리비만 600만원이 나가는 터라 많이 힘들다"면서 "3주간 문을 닫는 2.5단계 격상 효과가 제발 나타나서 내년에는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처음 노래방 열 때 권리금 2억원을 주고 들어와서 지금은 폐업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물론 건물주들도 위기 극복에 동참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사는 안 되는데 월세가 꼬박꼬박 나가다 보니 건물주와 얘기도 해봤지만 오히려 황당한 말을 들었다"면서 "내년에 월세 올리려고 했는데 못 올리니, 저더러 돈을 벌어 좋겠다고 하더라"고 씁쓸해했다.
연말 단체 모임과 회식이 전부 취소 혹은 연기되다 보니 대리운전 업체들도 울상이었다.
대리운전 업체 사장 최천두(58)씨는 "예전에는 보통 새벽 3시까지 부스를 차려놨지만, 이제 오후 10시면 철수한다"면서 "부업을 뛰던 대리 기사들의 하루 수입도 2만∼3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