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분기 실적 예상보다 좋아"…내년 성장률은 3.6%→3%로 낮춰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 포인트 이상 상향 조정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8일(현지시간) 공개한 정례 '글로벌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3.7%로 예상했다.

지난 9월 전망치(-4.9%)보다 1.2% 포인트 올려 잡은 것이다.

피치는 상향 조정 이유로 "러시아 경제가 지난 2, 3분기에 예상보다 긍정적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 들어 지연된 수요 조달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소진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하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탄력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그러면서 2021년 성장률 전망은 지난 9월의 3.6%에서 3%로 오히려 하향 조정했다.

10월~12월 성장률이 다시 둔화하고 내년 1~3월에도 부정적 경향이 지속되면서 이전 예상보다 낮은 속도의 경기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피치는 러시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달 4.4%에서 올해 말까지 3.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말 전에 추가로 0.25% 포인트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말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지 통화인 루블화 환율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달러당 74루블, 내년부터는 72루블, 2022년부터는 71루블 정도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피치는 "유가 상승이 2021~2022년에 일정 정도의 루블화 통화 강세를 떠받치겠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제재 위험이 지속하면서 루블화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내년 1월 산유량을 현재 수준보다 하루 5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상승하는 추세다.

OPEC+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에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추가 대러 제재 가능성, 이란·시리아·리비아·우크라이나 문제 등의 국제 현안을 둘러싼 서방과의 갈등 등이 러시아 경제와 루블화에 대한 압박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피치, 올해 러시아 성장률 1.2% 포인트 상향조정…"-3.7% 예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