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로 "독재" 삿대질에 고성…난장판 된 국회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쟁점법안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막아선 국민의힘의 충돌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고성으로 막아섰지만 수적 열세에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애초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전체회의였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안건으로 공수처법을 올렸다.

국민의힘 전주혜·조수진 의원은 심사 내용 보고에 나선 안건조정위원장 백혜련 의원 코앞에서 큰 목소리로 항의했고, 백 의원이 사용 중인 마이크를 꺾기도 했다.

백 의원은 이들의 고성을 뚫으려 목청을 높였다.
여야, 서로 "독재" 삿대질에 고성…난장판 된 국회
극심한 장내 소란 탓에 공수처법 개정안 표결은 찬반 기립 방식으로 이뤄졌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팔을 잡아 끌어 오른손에 쥐고 있던 의사봉을 떨어뜨리자 의사봉 대신 왼손으로 위원장석을 두드렸다.

개의부터 공수처법 의결까지는 단 7분이 소요됐다.

위원장석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 "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서우냐", "대명천지에 이런 독재가 있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날 오후 상법 개정안이 상정된 전체회의에서도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회의실 앞에서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다' '독재로 흥한자 독재로 망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회의실에 입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윤 위원장은 회의 시작 후에도 야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정색하며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지금 국회선진화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계속 이러면 질서유지권을 요청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계속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상법 개정안 역시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7분 만에 의결됐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일절 답하지 않고 "거리두기를 지켜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