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400만 명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면서 국내에서도 백신을 통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할 가능성이 열렸다. 국내 백신 확보 물량은 인구 5178만 명의 85%가 접종받을 수 있는 양이다. 방역당국은 노인 등 취약계층과 의료인 등 필수서비스 인력부터 무료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구 85% 접종 가능한 4400만 명분 확보
정부는 개별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백신을 받기로 확약했다. 백신 승인 절차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년 상반기, 나머지 백신은 하반기에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전심사를 신청했다. 비임상시험(동물시험) 분석 단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1주일 안에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물량이 들어온 뒤 바로 접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둘 것”이라면서도 “실제 접종 시작까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한 국가 등의 부작용 발생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의미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개발하는 백신은 국내 도입 시기가 이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미국에서 확진자가 매일 수십만 명 발생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제약사가) 미국에 먼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박스퍼실리티를 통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GSK-사노피 백신 1000만 명분을 확보했다. 이들 백신 공급 시기도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60% 이상 집단면역 확보 목표
정부가 44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 선구매 계약 등을 통해 인구(1억2648만 명)의 두 배가 넘는 3억 병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 병씩 맞아야 하는 백신이 있는 것을 감안해도 일본 인구 전체가 접종받을 수 있는 분량이다. 박 장관은 “다른 국가들이 선구매에 나설 당시엔 어느 백신이 성공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한국이 구매에 나설 때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 눈에 보이는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인구의 2~5배 분량을 선구매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인구 집단의 60% 정도에게 면역력이 있어야 전파를 멈춘다. 국내 인구로 보면 3107만 명이 면역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부가 구매하기로 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예방률은 각각 95%, 94.1%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중간 분석에서 62~70% 예방률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실제 환경에서는 예방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3000만 명이 접종받는 것을 가정해 환산하면 2591만 명이 면역을 획득할 수 있는 양이다. 아직 구입 백신이 정해지지 않은 코박스퍼실리티 1000만 명분과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존슨앤드존슨 400만 명분 등 1400만 명분 백신 예방률이 50%만 된다고 해도 3291만 명이 면역을 얻을 수 있는 백신이 확보됐다.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자연적으로 면역을 얻은 3만8755명을 제외한 숫자다. 확보한 백신이 아무런 문제 없이 국내에서 100% 접종된다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매년 반복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년 국내에서 우선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여러 번 맞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정부는 내년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유행하면 그때는 다른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 방안을 논의 중이다.
어린이 접종은 미뤄질 듯
백신 접종을 위해 정부가 확보한 예산은 1조3000억원이다. 국내에서는 노인,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기관 종사자, 요양시설·재가복지시설 종사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경찰·소방공무원, 군인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 3600만 명 정도가 접종 대상자다.
이들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 맞을 때는 백신 비용은 무료지만, 접종 비용은 부담하게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도입과 접종을 위한 코로나 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을 꾸릴 계획이다.
어린이 백신 접종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나성웅 질병청 차장은 “18세 미만은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선접종 대상자를 중심으로 접종하고 임상 결과가 나오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백신 회사들이 부작용이 생겨도 문제삼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을 요구하는 데 대해 정부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불공정약관이나 계약을 일정 부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3년 안에 램리서치가 만드는 반도체 장비의 80%에 로봇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세계 5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램리서치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보틱스가 바꿀 반도체 장비 기술의 미래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처 CEO는 지난 10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미콘 코리아 2026’ 참석차 방한했다.램리서치는 실리콘 원판에 초미세 회로를 깎는 식각장비 세계 1위 업체다. 고객 리스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라 있다. 아처 CEO가 취임한 2018년 110억달러(약 16조원)였던 램리서치 매출은 지난해 188억달러(27조원)로 70.9% 증가했다. ◇로봇에 꽂힌 반도체 장비 CEO아처 CEO가 로봇에 빠진 건 장비 관리 자동화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램리서치가 삼성전자 등에 공급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는 사람이 한다. 사람 손을 타다보니, 최적화 상태로 공급된 장비는 어느 순간 틀어지곤 한다.램리서치가 2024년 ‘덱스트로’라는 로봇팔을 내놓은 이유다. 로봇 팔은 소모성 부품을 갈아끼우는 정확도가 손보다 2배 높다. 아처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팔에 대해 좋은 평가를 건넸다”며 “오차가 줄어들면서 공정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연구소 설립아처 CEO는 “핵심 고객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손발을 맞추기 위해 국내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벨로시티 랩’으로 이름 붙인 연구소를 램리서치 한국법인과 연구설비가 있는 경기 용인에 새로 짓기로 한 것이다.램리서치는 이 곳에서 5~10년 뒤 출시할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추가 모집에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가 각각 이끄는 컨소시엄이 재도전하기로 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오후 4시에 마감된 독파모 추가 공모에 총 2개의 컨소시엄 제안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스타트업 중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실제로 추가 공모에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 컨소시엄이 나서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독파모 프로젝트는 해외 빅테크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이 자체 기술과 데이터로 초거대 AI의 핵심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추진되며 산업·공공 전반에서 활용 가능한 ‘소버린 AI’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이번 추가 모집은 네이버 컨소시엄이 독자성 기준에 미치지 못해 추가 탈락하면서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제출 서류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외부 전문가의 평가 등을 2월 중에 거쳐 1개 정예팀을 선정할 계획이다.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경진 KAIST 물리학과 교수(사진)가 12일 ‘올해의 KAIST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탁월한 학술 성과로 국내외에서 KAIST의 발전과 위상 제고에 기여한 구성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2001년 제정됐다.KAIST는 12일 개교 55주년을 맞아 대전 본원에서 이 교수를 비롯해 학교 발전에 공헌한 교원 58명을 포상했다. 이 교수는 30여 년간 유지돼 온 스핀 전달 이론을 재정립하면서 ‘양자 스핀펌핑’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기존 이론은 스핀을 단순 고전 물리량으로 취급했지만 이 교수는 물질 속 스핀 역시 전자처럼 양자적 성질을 나타낸다는 점을 처음 밝혀냈다. 차세대 초저전력 자성 메모리와 양자 정보 소자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이 연구 성과는 지난해 세계 3대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에 게재됐다.이 교수는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30여 년간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온 이론을 다시 질문해 본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성과는 오랜 시간 함께 고민한 연구실 구성원과 동료 연구자들의 노력 덕”이라며 “앞으로도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물리학의 근본 질문에 도전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최영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