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확보 성과 두고 구청장·지역구 의원 SNS 격한 설전
내년도 예산 확보 성과를 두고 부산 한 지역구 국회의원과 관할 구청장이 본인들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성문 구청장은 지난 7일 본인 페이스북에 "총선 당시에 공약으로 내걸면서 공보물에 표시했던 문구와 단순히 일치한다는 점만으로 자신의 공약이 다 성취된 것처럼 홍보한다는 것은 보기에 민망할 정도"라고 썼다.

부산 연제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주환 국회의원이 지난 2일 연제구 현안 사업과 관련해 국비 220억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구청장은 "이미 사업 선정이 되고 예산이 확보돼 있어 자신의 노력과 전혀 상관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마치 자신이 각고한 노력 끝에 결과를 이루었다고 홍보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청장 및 연제구 전 직원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것도 아니고 차려놓은 밥상을 그냥 가져가 버리겠다고 한다면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 구청장은 "제발 의원 본인의 고유 공약을 개발, 이행해 그 성과가 연제구민들에게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 SNS 게시물이 올라온 지 3시간여 뒤에 이 의원은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의원은 "지역발전에 여야 없는데, 당리당략에만 치우쳐 외눈박이식 사고를 유감없이 보여준 연제구청장의 행태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이성문 연제구청장의 페북 게시글은 국회의원의 헌법상 지위와 국회에서의 정부 예산안 심의·확정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장은 구청장의 역할이 있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역할이 있다"며 "지역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영역을 간과한 채 숟가락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본인의 협량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처세가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예산확보를 위해 애써온 공을 폄하한 구청장의 정치적 행위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