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文대통령 힘싣기 속 '개혁입법' 밀어붙이기
국민의힘, 안건조정·무제한토론 등 저지수단 총동원
여야, 공수처법 결전모드로…연말정국 시계제로(종합)
연말 정국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 전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하고 나서자, 야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저지 수단을 총동원하고 나서면서 전운이 짙게 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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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수처법 결전모드로…연말정국 시계제로(종합)
민주당은 7일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개혁 입법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76석으로,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이나 무소속 등 범여권 연대로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을 확보,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만에 강제 종료하고 안건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민주당은 21대 첫 정기국회 막바지에 주요 개혁 입법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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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슈퍼위크'로 이번 주를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모레 본회의까지 공수처법과 국정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길 희망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띄우면서 여당의 입법 속도전에 한층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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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공수처법을 비롯한 개혁 입법을 위한 상임위 절차에 돌입했다.

우선처리 대상은 권력기관 개혁 법안과 공정경제 3법,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5·18 역사왜곡처벌법, 고용보험법,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취지를 반영한 노동관련법 등 10여건이다.

공수처장 추천위에서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은 일단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을 신청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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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공정경제 3법'과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에 대해서도 안건조정 신청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여당은 8일 안건조정위를 거쳐 전체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의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수처법을 다룰 법사위 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에 더해 범여권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까지 6명으로 구성돼 법안 통과가 유력하다.

여야, 공수처법 결전모드로…연말정국 시계제로(종합)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처리를 시도를 거세게 비난하며 모든 저지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법에 보장된 합법적 절차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의사 일정 전면 거부와 장외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드디어 루비콘강을 건넌 것 같다"며 "국회라는 장만 빌렸지, 입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을 절도, 탈취, 강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본회의에 공수처법이 상정되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최대한 입법 절차를 지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경제 법안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를 위해 예정됐던 국회의장 주재 여야 정책위의장 회동도 '보이콧'하며 전면투쟁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법사위 회의실 앞과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농성에 돌입, 여권의 '입법 독주'를 비난하는 여론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원내대표 회동 직후 민주당이 법사위 소위에서 법안 처리에 나선 것을 두고서도 더 이상의 논의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결사항전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다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고 잘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