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단독의결…주호영 "권력이 영원할 것 같냐"
"야 이 자식아" 욕설 난무…'동물국회' 직전까지
공수처법 충돌…與 밀어붙이기에 野 고성 항의로 아수라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7일 국회 법사위 소위 회의장 안팎은 종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의석수 우위를 앞세워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 피켓을 들고 떼로 모여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물국회' 일보 직전의 충돌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친문 게슈타포', '친문무죄 반문유죄' 등의 문구가 적힌 붉은색 손팻말을 들고 속속 집결하면서 회의장 앞에는 이날 오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민의당 의원 3명도 전원 힘을 보탠 가운데 이들은 확성기를 들고 "권력비리 방탄목적 공수처법 막아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소위 산회를 요구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밀도 있게 협의하기로 했다"는 합의 내용이 전해지자 한껏 달아올랐던 열기가 잠시 식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위에서 '5·18 왜곡 처벌법' 등 국민의힘이 반대해온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양측은 다시 극한 충돌로 치달았다.

회의장 안에서는 소위 위원장으로서 법안 심사에 나선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제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고성을 지르는 국민의힘 간사 김도읍 의원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정치를 이렇게 해야 하나"라며 "이게 민주당이 말하는 공정이고 민주인가"라고 거세게 반발했으나, 여당의 수적 우위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김 의원의 항의가 이어지는 동안 백 의원은 국회 속기사에게 "이런 것은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공수처법 개정안 등은 여당 단독으로 소위에서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이 소식을 듣고 회의장에 달려온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권력이 영원할 것 같은가"라고 목청을 높이며 방송 카메라 기자들을 회의장 안으로 들였다.

김 의원도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법한 일", "역사가 무섭지 않으냐"며 거들었다.

이런 가운데 회의장 밖에서는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회의장으로 향하던 민주당 김남국 의원을 가로막으면서 양측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

의원들 사이에서 반말은 물론이고 "야 이 자식아" 같은 욕설과 함께 삿대질이 난무했다.

법안 심사를 마친 백 의원이 회의장을 나설 때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엘리베이터까지 뒤를 쫓으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검사 출신이 공수처 악법 날치기해도 되느냐"고 성토했다.

다른 민주당 법사위원들도 거세게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차례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장 안팎의 충돌은 자칫 폭력 사태로도 번질 수 있었지만, 여야 의원 모두 국회 선진화법을 의식한 듯 몸싸움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좁은 공간에 몰려들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 종료 후 본회의장 앞으로 이동해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공수처법 충돌…與 밀어붙이기에 野 고성 항의로 아수라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