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마이웨이' 천명…"반발에 구애받지 않을 것"

국민의힘 내부잡음이 심상치 않다.

모처럼 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국면에서 오히려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를 두고 원심력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예고한 '탄핵 사과'가 발단이 됐다.

김 위원장이 오는 9일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히자, 비대위 체제 자체를 흔드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7일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폭주를 막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을 벌이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절차적 정당성도 없고, 김 위원장이 사과 주체로서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사과 강행 시 비대위 퇴진을 거론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했다.

원내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이라 지칭하며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자신의 복당 결정을 미루는 당 지도부에 각을 세워온 무소속 홍준표 의원까지 "사과는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일 뿐"이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지지율 오르는 틈에"…野 강경파, '탄핵사과' 김종인 흔들기
혁신을 추진하는 '김종인 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조기 전당대회론'이 가까스로 진화된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힘을 실었던 '공정경제 3법' 등을 놓고 반발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역전한 틈을 타 보수 강경파의 '지도부 흔들기'가 다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탄핵 사과에 대해서도 "당을 전진시키기 위한 고뇌의 결정"(한 중진의원)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존재하지만, 겉으로는 불만섞인 반응이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소신대로 '탄핵 사과'를 강행하겠다는 기류여서 당분간 당내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내가 비상대책위원장인데, 사과 하나 결정 못하나"라며 자신의 뜻대로 사과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회의 후 기자들에게도 "(당내 반발을)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과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라며 "계속 이와 반대되는 얘기를 하면 영남·강남 자민련 소리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