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보라(49)가 한국인 작가 최초로 세계 3대 SF(과학소설)상으로 꼽히는 미국의 필립 K. 딕 상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 수상은 불발됐다. 상을 주관하는 필라델피아 SF협회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SF·판타지 소설 컨벤션 '노웨스콘(Norwescon) 47'에서 브렌다 페이나도 작가의 '타임스 에이전트'(Time's Agent)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심사위원들에게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에 주어지는 '특별언급상'(Special Citation)은 아드리안 차이콥스키의 소설 '에일리언 클레이'(Alien Clay)에 돌아갔다.필립 K. 딕 상은 휴고상, 네뷸러상과 더불어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힌다. 그간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윤하가 휴고상과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국인 소설가의 작품이 3대 SF상 후보에 오른 것은 정보라가 처음이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한 달에 많게는 100개씩 팝업스토어가 열렸다가 문을 닫기도 한다는 ‘팝업 성지’ 서울 성수동. 지난주 연무장길 일대는 패션, 주류, 인테리어 등 팝업이 성업 중이거나 준비 중이었다. 워낙 많은 팝업이 열리다 보니 이제 어지간한 팝업은 굳이 웨이팅(대기)하지 않아도 입장 가능한데, 오랜만에 길게 줄을 서야 입장 가능한 화제의 팝업이 문을 열었다. 글로벌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가 개장한 ‘더블로 진해지는, 버츄오 하우스’(버츄오 하우스) 팝업이다.“커피는 마시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버츄오 하우스 팝업에선 네컷 사진에 그림 그리기까지 등 추억의 체험들이 최신 기술과 결합해 감성과 트렌드를 즐길 수 있다. ‘튀어야 살아남는’ 성수동 뒷골목에서 많은 인파를 끌어모은 전략이다. 마치 작은 커피 테마파크처럼 설계돼 나만의 취향이 담긴 특별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버츄오 하우스는 2층으로 구성돼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양한 스타일의 집을 테마로 한 ‘웜 스페이스(Warm Space)’로 공간이 펼쳐진다. 욕실에서 영감을 받은 라일락 컬러의 감각적 룸에 들어서면 커피 추출 영상과 사운드가 공간을 가득 채워 마치 커피 속으로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전달한다. 홀리듯 두 번째 공간으로 이동하면 이번엔 아늑한 홈카페가 나타난다. 2인 가구의 따뜻한 일상을 연상시키는 감성적인 분위기로 연출된 이 공간에선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커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알아볼 수 있다. 마지막 공간엔 비밀의 방이 있다.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려 특별한 방에 들어서면 평범한 내 낙서가 미디어 아트 속 하나의 작품이 된다.모든 체험을 마
“너는 말이다. 한 번쯤 그 긴 혀를 뽑힐 날이 있을 것이다. 언제나 번지르르하게 늘어놓고 그 실천은 엉망이다. 오늘도 너는 열여섯 시간분의 계획을 세워놓고 겨우 열 시간분을 채우는 데 그쳤다. 쓰잘 것 없는 호승심에 여섯 시간을 낭비하였다. 이제 너를 위해 주문을 건다. 남은 날 중에서 단 하루라도 그 계획량을 채우지 않거든 너는 이 시험에서 떨어져라. 하늘이 있다면 그 하늘이 도와 반드시 떨어져라. 그리하여 주정뱅이 떠돌이로 낯선 길바닥에서 죽든 일찌감치 독약을 마시든 하라.”이문열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의 주인공은 시험 합격을 위해 이렇게 스스로 다짐합니다. 꽤 독하죠. 이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수험생들이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독한 쓴소리를 하며 의지를 다지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19세기 러시아 출신의 다재다능한 학생 마리 바쉬키르체프도 그랬습니다. “나는 위대한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났어. … 나는 반드시 유명해질 거고, 그렇지 않으면 죽어버릴 거야.” 1875년 12월 4일, 열일곱살의 그녀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하지만 마리는 다른 대부분의 젊은이와 달랐습니다. 실제로 불과 스물여섯 살에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그녀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마리가 남긴 진솔한 일기가 유럽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게 계기였습니다. 영국의 총리 윌리엄 글래드스톤, 세계적인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프랑스의 소설가 옥타브 미르보…. 수많은 명사와 예술인들이 마리의 일기에 울고 웃었고, 그녀가 남긴 작품을 되돌아보며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간절히 명성을 꿈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