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슬픔을 누를 길 없다"
"검찰을 탓하기 전 무슨 죄를 지었고 그걸 숨기려고 극단적 선택했냐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당대표실 소속 이 모 부실장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여권내에선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원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드러나길 원치 않았던 게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또한 나오는 상황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왜 이런 상황이 나왔나'라는 질문에 "검찰이 참으로 잔인하고 지나치게 이 상황을 파헤치고 있다"고 검찰에게 화살을 돌렸다.
설 의원은 "검찰의 형태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라며 "검찰이 하는 행태는 노무현 대통령때부터 지금 이 대표의 부실장, 여기까지 똑같은 행태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지금까지 어떤 수사를 어떻게 했기에 사람이 죽은 결과가 나오나, 한 두 번이 아니지 않나"라며 "왜 사람을 죽을 지경으로 몰아넣나"라고 비판했다.
옵티머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복사기 대여한 것에 대해 한달에 11만원씩 내기로 되어있었는데 이것을 제대로 기재 못 했다. 55만원인가 그렇다"고 부풀려질 사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같은 설 의원의 발언에 "안타까운 고인의 죽음마저 검찰공격의 수단으로 악용하는가"라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의 죽음을 왜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나. 피도 눈물도 없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정치권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정치권 모두의 자성을 호소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복합기 대여료 넘어 더 큰 의혹이 있냐고 섣불리 따져 묻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76만원 대여료가 아닌 무슨 큰 짐이 있기에 극단적 선택을 했냐고 다짜고짜 추궁하지 않았다. 망자에 대한 예의가 우선이기 때문이다"라며 "누가 봐도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라, 이낙연 대표를 위한 충심에서 혼자 모든 걸 안고 간다는 안타까운 죽음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에겐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인간적 연민마저 저버리나"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중요한 것은 '검사가 어떨게 했길래'가 아니라 '얼마나 중죄를 졌기에'로 초점이 맞추어야 한다", "검찰이 어떻게 했길래가 아니라 뭘 알고 있길래 아닌가? 도대체 뭘 알고 있어서 가족을 등지는 결정을 했을까. 몇 십 만원 때문에 자살했다고는 생각안된다", "뭔가 더있으니 덮으려한거 아니냐, 검찰탓으로 돌리면 덮어지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이 부실장은 연락이 두절된 지 하루가 넘어 지난 3일 밤 9시 15분께 사망한 상태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 인근 건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 부실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부실장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옵티머스 쪽으로부터 복합기 임대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 등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고, 이후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 부실장은 이낙연 대표를 10년간 보좌해온 최측근 인사로 2014년 이낙연 대표의 전남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 때 당원 2만6000여 명의 당비 3270여만 원을 대납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1년 2개월을 복역한 바 있다. 이후 출소 4개월 만에 이낙연 당시 전남도지사의 정무특보로 임명됐다.
이 대표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 대표는 "슬픔을 누를 길 없다. 유가족들께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